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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낸 비술나무 비술나무 Ulmus pumila L. 경북 영양 이북의 하천가에서 20m 높이까지 자라는 느릅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수피가 세로로 갈라지며 흰 줄무늬가 생기고 작은 가지가 섬세하게 갈라진다. 3~4월에 잎이 나기 전에 2년지에서 꽃이 피고 열매는 5~6월에 성숙한다. 경북 영양군에는 주사(做士)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원래 강씨들이 살던 이 마을에 큰 홍수가 나서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폐촌이 되었는데 주곡공(做谷公) 이도(李櫂)와 주계공(做溪公) 이용(李榕) 형제가 이곳으로 이주해 와서 수해와 바람을 막기 위해 비술나무와 시무나무, 그리고 느티나무를 심었다. 마을 앞을 흐르는 인지천을 연하여 숲이 조성되자 수해로부터 마을과 농토를 지킬 수 있었고, 마을 이름은 두 선비의 호인 주곡, 주계의 주(做)자에 선.. 더보기
10월 하순 인제의 가을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강원도 인제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 비밀의 정원, 수산리의 복자기를 만나러 훌쩍 떠난 여행이었다. 더보기
10월 중순 고향의 가을 꽃과 나무 서재에 앉아 있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가을날이 흘러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과 가을꽃과 나무들을 찾아 며칠 돌아다닌 기록이다. 終 더보기
세상의 복을 듬뿍 받은 복자기 복자기 Acer triflorum Kom. 중부 이북의 산지에서 15m 높이 정도로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양성화와 수꽃이 딴 그루에 피며, 4~5월에 새가지 끝에서 꽃이 3개씩 달린다. 근연종인 복장나무는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많고 표면과 잎줄기에 털이 없다. 단풍나무에도 꽤 많은 일가친척이 있다. 고로쇠나무, 신나무, 시닥나무 등등 국내에 자라는 단풍나무 종류가 열 가지가 넘는다. 복자기도 단풍 가족의 일원이지만 잎의 모양이 독특하다. 단풍잎은 잎자루 하나에서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는데 비해 복자기의 잎은 하나의 잎자루에서 완전하게 분리된 세 개의 작은 잎이 달리는 차이가 있다. 자연을 세심하게 관찰한 사람은 멀리서도 단풍이 드는 색으로 복자기를 알아본다. 단풍나무가 화려하고 찬란하게 물 .. 더보기
백석의 詩로 읽는 자작나무 자작나무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 (Miq.) H. Hara 유라시아의 한 대지역과 함경도의 고원지대에서 20m 정도 자라는 갈잎큰키나무.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잎이 나는 동시에 꽃이 핀다. 수꽃차례는 3~8cm 길이로 아래로 늘어지고 암꽃차례는 길이 2cm 정도의 방망이 모양으로 위로 솟는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山너머는 平安道 땅이 뵈인다는 이 山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민족시인 백석(白石)이 1938년에 함주에서 쓴 ‘백화(白樺)’라는 시다. 함주군은 함경남도의 남쪽 잘록한 부분에 위치한 지방으로 동쪽으로는 동해.. 더보기
자주 만나서 정이 가는 고추나무 고추나무 Staphylea bumalda DC. 전국의 낮은 산지에서 2~3m 높이로 자라는 고추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5월에 길이 7mm 정도의 꽃들이 가지 끝에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너비 2cm 정도의 반바지 모양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의 들머리에는 등산용품이나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만약 그런 가게들이 없다면 그 자리에는 고추나무들이 늘어서서 산행객들을 맞이할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산의 가장자리에는 고추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추나무는 떨기나무 중에서도 키가 작은 편이어서 큰키나무들의 그늘에서는 살기 힘들고 그런대로 볕을 받을 수 있는 숲 초입이나 가장자리에 터를 잡고 자라는 나무기 때문이다. 고추나무의 이름은 야채로 먹는 고추를.. 더보기
멸종 위기에 처한 헛개나무 헛개나무 Hovenia dulcis Thunb.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높이 15m 정도 자라는 갈매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6~7월에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7mm 정도의 꽃이 취산꽃차례로 핀다. 열매는 지름 8mm 정도의 구형으로 꽃차례 전체가 육질화 되어 단맛이 난다. 옛날 중국 오나라의 육손(陸遜)은 여몽을 도와 촉의 명장 관우를 사로잡은 뛰어난 장수였다. 명장 육손과는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넷 째 아들 육기(陸璣)는 학문의 길을 갔다. 육기는 동식물에 관한 지식을 집대성한 『모시초목조수충어소』(毛詩草木鳥獸蟲魚疏)라는 방대한 박물지(博物誌)를 저술했으며 고전에는 종종 육씨(陸氏)로 등장한다. 육기는 그의 책에서 헛개나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헛개나무는 여러 곳에 흔하고 나뭇가.. 더보기
천연기념물 제1호 측백나무 숲 측백나무 Platycladus orientalis (L.) L. 중국 서북부와 국내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 측백나무과의 늘푸른큰키나무. 높이 20m, 지름 1m 정도까지 자랄 수 있으나 국내에는 거목이 드물다. 암수한그루로 3~4월에 가지 끝에 구화수가 달린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은 제559호까지(2020년 7월 기준) 지정되었다. 그 중 제1호 는 1962년에 선정된 대구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 숲이다. 물론 ‘제1호’에 특별한 지위가 있을 리야 없겠지만 그 이유가 궁금했다. 자료를 통해서는 이 숲이 왜 1호의 영광을 얻었는지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지만 다른 측백나무 숲 서너 곳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있는 것을 덤으로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자료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