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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령의 귀공자 솔송나무 솔송나무 Tsuga sieboldii Carrière 울릉도의 깊은 숲에서 20m 정도까지 자라는 소나무과의 늘푸른큰키나무. 잎은 길이 1.5cm, 폭 2mm 정도의 편평한 선으로 뒷면에 흰색 기공선이 있다.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암구화수는 아래를 향해, 수구화수는 위를 향해 달린다. 2018년 12월 드디어 울릉도를 자동차로 한 바퀴 돌 수 있는 일주도로가 개통되었다. 1963년 3월에 착공한 이래 45km 도로 건설에 55년이나 걸린 사연이야 많겠지만 해안 대부분이 현무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험준한 지형이 가장 큰 난관이었을 것이다. 섬 둘레 백여 리를 도는 울릉도의 도로는 평탄하고 곧은 구간이 거의 없이 급커브, 급경사에 수많은 터널에다 심지어 나선형으로 오르고 내리는 곳도 두어 곳 있다. 울릉도에.. 더보기
화살나무 화살나무 Euonymus alatus (Thunb.) Siebold 산지 숲속에서 보통 키 남짓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어린 가지에 화살깃 모양의 코르크질 날개가 2~4줄 발달한다. 5~6월에 2년지에서 나온 꽃차례에 지름 7mm 정도의 꽃이 핀다. 화살나무 가을 숲 속 저 고혹의 빛 아니 화살은 날지 않았는데 내 피가 먼저 달려갔다 작년 가을이 바로 어제인 듯 세월의 화살 맞아 이 가을에 또 많이 아프다 회잎나무 Euonymus alatus f. ciliatodentatus (Franch. & Sav.) Hiyama 학명상 화살나무의 품종으로 근래에 화살나무와 같은 종으로 보는 추세다. 화살나무와 모든 기관이 같으나 줄기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발달하지 않으며 국내에서는 날개가 없는 개체가 흔하.. 더보기
붉나무에 대한 편견과 오해 붉나무 Rhus javanica L. 전국의 낮은 산지에서 5m 정도 높이로 자라는 옻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7~13개의 작은잎이 달린 깃꼴겹잎이고 중심축에 날개가 발달한다. 암수딴그루로 8~9월에 원뿔모양꽃차례에 자잘한 꽃들이 달린다. 어릴 적에 붉나무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그 트라우마로 수십 년을 거북하게 지냈다. 나무 이름도 모르던 시절에 잎에 복주머니처럼 달린 것이 궁금해서 속을 갈라 봤더니 수천 마리의 까만 벌레들이 기어 나와서 기겁을 했던 것이 붉나무와의 첫 만남이었다. 게다가 동네 형이 옻나무라고 잘못 알려줘서 더욱 붉나무를 멀리하게 되었다. 정말 붉나무가 무서워 진 까닭은 한센병 환자들 때문이었다.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그들은 무리지어 유랑걸식하던 ‘문둥이’라고 불렸고, 아이들을.. 더보기
향나무를 보기 어려운 까닭 향나무 Juniperus chinensis L. 강원 삼척, 영월, 경북 의성, 울릉도의 암석지대에서 자라는 늘푸른큰키나무. 비늘잎과 바늘잎의 두 가지 잎이 섞여 나는데 개체에 따라 비율이 다르다. 암수딴그루(드물게 암수한그루)로 구화수의 길이는 3~5mm로 자잘하다. 우리나라의 토종 향나무는 대다수가 아찔한 벼랑에 붙어 산다. 울릉도 도동항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절벽 위에 그림처럼 자리 잡은 향나무와 섬 서쪽에 거대한 상어지느러미처럼 솟은 통구미 절벽의 군락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육지에서는 삼척과 영월의 절벽지대에서 드물게 향나무를 볼 수가 있다. 그렇다고 향나무가 절벽에 붙어 그림처럼 폼을 재며 사는 걸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내륙에서는 궁궐이나 사찰, 그리고 양반들의 정자나 묘소에.. 더보기
바람이 가자 하네 바람이 가자 하네 바람이 가자 하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고 헤아릴 수 없이 오래 전부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그러했다며 내 떠난 자리에 새봄이 오면 봄비가 고사리 손을 보듬어 탄생의 첫 촉감을 선사하고 연두빛 풋풋한 새 잎엔 황홀한 햇살이 입 맞추겠지 짙푸른 여름 그늘에서 새들은 쉴 새 없이 재잘거릴 테고 황금빛 절정의 시간에 이어 다시 이 바람은 불어오리라 돌아오는 봄은 나의 것이 아니어도 그 삶 또한 축복받아 마땅한 것 그를 위해 떠나는 이 순간도 역시 그러하리라 단풍나무 Acer palmatum Thunb. 주로 남부지방의 산지에서 10~15m 높이로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잎은 마주나며 손바닥모양으로 보통 7갈래로 갈라진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수꽃양성화한그루로 4~5월에 새가지 .. 더보기
미안하다 고로쇠나무야 고로쇠나무 Acer pictum var. mono (Maxim.) Maxim. ex. Franch. 전국의 산지에서 20m 높이까지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잎은 마주나며 얕게 5갈래로 갈라지나 예외적으로 7~9갈래도 있다. 수꽃양성화한그루로 4~5월에 수꽃과 양성화가 섞여서 핀다. 고로쇠나무는 대면하기도 전에 이런저런 소문으로 그 이름을 먼저 들었다. 이 나무의 수액이 위장에 좋고 피로회복과 혈당조절 등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른 봄에 산행을 하다가 아직 잎이 나지 않은 숲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비닐호스들을 보고 말로만 들어오던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현장이라는 걸 직감했다. 나무마다 손가락 굵기의 튜브가 꽂혀있고 이 튜브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점점 굵은 호스로 모여져 가장 아래쪽에는 큰 .. 더보기
길가의 신발장수 신나무 신나무 Acer tataricum L. subsp. ginnala (Maxim.) Wesm. 낮은 산지에서 5~8m 높이로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갈잎 소교목. 수꽃양성화한그루로 5~6월에 수꽃과 양성화가 섞여서 꽃이 핀다. 열매는 길이 2.5cm 정도의 날개 2개가 좁은 각도로 달려있다. 나무 이름을 거의 모르던 시절 벗들과 산행을 하다가 신나무를 처음 만났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한 이 나무를 그 때 처음 만났을 리야 없겠지만 이름을 모르고 눈에 스친 것만으로는 만남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잎 하나 없는 앙상한 나무를 보고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가 참 대단해 보였다. 친구는 나뭇가지에 달랑 남은 종자 하나로 신나무임을 알았다고 했다. 씨앗이 신발 한 켤레를 닮아서 겨울에 다른 나무는 몰라도 신나무는.. 더보기
병꽃나무의 학명에 대한 유감 병꽃나무 Weigela subsessilis (Nakai) L.H.Bailey 전국의 산지에서 키 높이 남짓 자라는 병꽃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5~6월에 길이 3cm 정도의 황록색 꽃이 피었다가 점차 붉게 변한다. 꽃받침 조각은 5갈래이고 기부까지 깊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병꽃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주 만나는 나무다. 높은 산과 낮은 산, 음지와 양지를 가리지 않으며 추위에도 잘 견디는데다가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다. 꽃이 필 때는 황록색이었다가 차츰 붉은색으로 변하므로 나무 전체는 울긋불긋 화려하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과 아름다움 때문에 야생식물이지만 정원수로도 흔히 심어진다. 병꽃나무라는 이름은 꽃부리가 병을 닮아서 유래했다. 긴 꽃부리를 유심히 보면 입구는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