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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밤나무의 세 가지 이름 장구밤나무 Grewia parviflora Bunge 서남해안과 도서지역 산지에서 키높이 정도로 자라는 피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암수딴그루, 또는 암수한그루로 6~7월에 지름 1.5cm 정도의 꽃이 모여 핀다. 지름 7mm 정도의 열매 2~4개가 서로 절반 정도씩 붙어 있거나 떨어져 있다. 장구밤나무는 서남 해안지대의 숲정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는 내륙 깊숙한 곳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암수딴그루 또는 암수한그루로만 기술한 상반된 자료들이 있어서 혼란스러운 면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이 나무는 암그루, 숫그루, 양성화가 피는 나무가 따로 있다. 암수딴그루가 많은지 한그루가 많은지는 조사관찰한 기록을 찾지 못했다. 장구밤나무 앞에 붙은 ‘장구’는 열매가 장구의 울림통처럼 붙.. 더보기
아름다운 실패작 큰꽃으아리 큰꽃으아리 Clematis patens C.Morren & Decne.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야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갈잎덩굴나무. 5~6월에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5cm 정도의 꽃이 1개씩 핀다. 꽃잎처럼 보이는 화피편은 5~8장이며 뒷면에 털이 밀생한다. 산과 들에서 큰꽃으아리를 우연히 만난다면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다. 그만큼 드물기도 하지만 꽃이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기분이 좋아진다. 으아리속(Clematis)에는 종덩굴, 병조희풀, 참으아리 등 한미모하는 꽃들이 많지만 그 모든 꽃들이 큰꽃으아리의 격조 높은 미감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큰꽃으아리의 하얗게 펼친 넉넉한 꽃잎(花被片)은 곱게 차려입은 모시적삼과 같고 그 가운데를 은은하게 물들인 포르스름한 무늬는 어떤 신비감.. 더보기
미역처럼 춤추는 미역줄나무 미역줄나무 Tripterygium regelii Sprague & Takeda 전국의 높은 산지에 분포하며 반덩굴성으로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수꽃양성화한그루로 6~7월에 원뿔모양꽃차례에 지름 5mm 정도의 꽃이 달린다. 열매의 길이는 1cm 정도이고 3개의 넓은 날개가 있으며 가을에 붉게 익는다. 미역줄나무는 평범한 덩굴 같지만 자세히 볼수록 흥미로운 식물이다. 미역줄나무는 곧고 길게 줄기를 뻗어 춤추듯 휘청거리다가 제 몸을 가누기 어려울 때 쯤 적당한 주변 나무를 감아 자세를 고정한다. 옛 사람들은 이 나무의 긴 줄기가 산자락에서 건들거리는 모습에서 바다 속에서 조류에 미역 줄기가 너울거리는 모습을 떠올렸을 법하다. 미역줄나무는 아랫부분이 여느 떨기나무처럼 곧은 줄기로 되어있고 높이 올라간.. 더보기
이른 봄소식을 전하는 귀룽나무 귀룽나무 Prunus padus L. 중부 이북의 계곡 주변에서 15m 정도 높이로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큰키나무. 4~6월에 새 가지 끝에서 나온 총상꽃차례에 지름1cm 정도의 꽃이 모여 달린다. 귀룽나무는 중부지방의 낙엽지는 나무들 중에서 가장 먼저 새순을 낸다. 솜방망이 같은 하얀 꽃차례는 골짜기에 구름이 이는 듯 풍성하게 핀다. 뜻 모를 귀룽이란 이름은 이러한 생태적 특징 때문에 여러 가지 상상을 자아낸다. 박상진 교수는 그의 책(우리나무의 세계1. 김영사)에서 두 가지 유래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옛 문헌에서 한자표기로 등장하는 구룡목(九龍木)에서 변음이 되었다는 설로, 북한의 구룡강, 구룡연, 구룡폭포 등지에 이 나무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꽃 이름의 유래에 천착한 동호회의 .. 더보기
참회나무 열매의 아름다움 참회나무 Euonymus oxyphyllus Miq. 전국의 산지에서 2~4m 높이로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5~6월에 지름 7mm 정도의 황록색이나 연한 자색 꽃이 취산꽃차례로 핀다. 열매는 지름 1cm 정도의 구형으로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참회나무 앞에서는 누구라도 한번쯤 ‘참회’(懺悔)를 떠올릴 법하다. 물론 아무런 죄를 지을 리가 없는 나무가 참회할 일은 없을 터이다. 참회나무는 회나무와 구별하기 위해 회나무 앞에다 ‘참’을 덧댄 이름이고, 회나무는 나무껍질의 색이 회색이어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참회나무가 회나무에 비해 특별한 쓰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이라는 꽤 훌륭한 접두사를 얻어 쓸 만한 이유도 눈에 띄지 않는다. 참회나무와 회나무는 꽃과 잎은 차이가 .. 더보기
10월 초순 꽃나들이 멀리서 꽃벗들이 찾아와 2박 3일 동안 즐겁게 놀았던 기록이다. 더보기
회목나무 회목나무 Euonymus pauciflorus Maxim. 전국의 높은 산지에서 키 높이 남짓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가늘고 긴 꽃자루가 나와 잎의 주맥에 얹힌다. 꽃은 지름 8mm 정도이고 4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거의 평면이다. 회목나무 꽃 단추도 괜찮고 코르사주도 좋다 그건 사람의 말 인간들의 장식 이런 인생 저런 중생 저마다 아름다운 삶 잎 위에 꽃이 타고 꽃의 길을 가는 생명의 반짝임 더보기
배신의 빨간 열매 까마귀밥나무 까마귀밥나무 Ribes fasciculatum Siebold & Zucc. 전국의 낮은 산지에서 1~1.5m 높이로 자라는 까치밥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암수딴그루, 드물게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지름 5mm 정도의 꽃이 핀다. 열매는 지름 7mm정도의 구형으로 10~11월에 붉게 익는다. 까마귀밥나무는 그리 귀한 나무는 아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까치밥나무나 꼬리 까치밥나무처럼 비슷한 이름의 나무들도 대여섯 종이 더 있는데, 모두 까치밥나무과 Ribes속의 갈잎떨기나무들로 꽃과 잎 모양이 비슷하다. 이들 중에서 까마귀밥나무만 그런대로 볼 수 있고 다른 나무들은 꽤 귀한 편이다. 이들 까마귀와 까치 돌림자를 쓰는 나무들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대부분 빨갛고 탱글탱글하며 보석처럼 빛나는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