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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나무 가시의 아이러니 주엽나무 Gleditsia japonica Miq. 계곡이나 하천 가장자리에서 20m 정도 높이로 자라는 콩과의 갈잎큰키나무. 잎은 작은잎 6~12쌍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으로 끝부분 쪽의 작은잎이 크다. 5~6월에 반 뼘 남짓한 이삭모양꽃차례에 지름 5mm 정도의 꽃이 모여 핀다. 주엽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 중에 가장 무시무시한 가시를 자랑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크고 억세며 날카로운 가시는 보는 이를 질리게 할 정도다. 마치 굵은 자석 기둥에 대못들이 얼기설기 달라붙어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가시가 나는 방향과 길이가 중구난방이어서 그렇게 기괴한 모습이 된 듯하다. 야생인 주엽나무와 비슷한 조각자나무는 관상용으로 가꾸는데 조각자나무의 관상 포인트도 그로테스크한 억센 가시에 있다. 두 가지 나무는 .. 더보기
한여름 밤의 고마운 벗 더위지기 더위지기 Artemisia gmelinii Weber ex Stechm.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야에서 허리 높이 정도로 자라는 국화과의 갈잎떨기나무. 줄기는 모여 나고 윗부분에서 가지를 많이 치며 잎은 깃털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7~8월에 지름 3mm 정도의 머리모양꽃차례가 아래를 향해 원뿔모양으로 달린다. 뉴질랜드 여행에 매료된 친구가 그 곳의 식물도감을 사와서 보여주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남반구의 식물은 대부분 처음 보는 신기한 것들이었다. 뉴질랜드의 식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무에서 피는 국화꽃들이었다. 이를테면 구절초, 쑥부쟁이, 산국 같은 꽃들이 모두 사과나무 크기의 나무에 피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국화과 식물 400여 종은 거의 초본이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 .. 더보기
참빗의 추억을 불러오는 참빗살나무 참빗살나무 Euonymus hamiltonianus Wall.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3~8m 높이로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소교목. 5~6월에 새가지 끝부분에 지름 8mm 정도의 녹백색 꽃이 모여 핀다. 장주화와 단주화가 있으며 열매는 4각 상자모양이고 붉게 익는다. 참빗살나무의 이름은 옛날에 머리를 빗던 참빗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참빗은 전통 머리빗 중에 가장 빗살이 촘촘한 반 뼘 길이의 작은 빗이었는데, 빗살간의 간격이 머리카락 한 올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섬세하여 빗살이 굵고 성긴 얼레빗으로 머릿결을 대강 정리한 다음에 곱게 다듬는데 쓰였다. 참빗은 어여쁜 아가씨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동백기름을 먹여 윤택을 더하고 가르마 양쪽으로 머릿결을 곱게 빗어 내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 더보기
개느삼의 보이지 않는 덩굴 개느삼 Echinosophora koreensis (Nakai) Nakai 강원 북부 이북의 산지에서 허리 높이 아래로 자라는 콩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길이 1cm 미만의 타원형 작은잎 6~15쌍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이다. 4~5월에 새가지 끝에서 나온 원뿔모양꽃차례에 노란색 양성화가 달린다. 개느삼은 1919년에 북한지역에서 정태현 선생이 처음 발견한 한반도 고유종이다. 그리고 46년이 지난 1965년에 강원도 양구의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군락이 발견되어 남한지역에도 자생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그 후 화천, 인제, 춘천 등지에서 자생지가 확인되어 2012년에 보호식물에서 해제되었다. 개느삼의 학명은 발견 당시에 나카이가 ‘Sophora koreensis Nakai’로 .. 더보기
산철쭉보다 예쁜 이름 수달래 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f. poukhanense (H.Lév.) M.Sugim. ex T.Yamaz. 계곡과 산 능선에서 1~2m 높이로 자라는 진달래과의 반상록성 떨기나무. 잎은 어긋나고 줄기 끝에서 모여 나며 3~8cm 길이의 장타원형이다. 4~5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5cm 정도의 양성화가 2~3개씩 모여 달린다. 산철쭉은 풍광이 좋은 곳을 가려서 자리 잡는 나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일망무제의 높은 산등성이에서 자라며 어중간한 산중턱이나 비탈진 숲에서는 거의 만나기 어렵다. 산천경개 수려한 곳에만 사니 식물계의 풍류객으로 불러줄만한데 사실은 키가 작아서 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 사는 듯하다. 산철쭉은 철쭉보다 더 깊고 높은 산에서 자라서 얻은 이름이지 싶다. 높은.. 더보기
대청도에서 만난 병아리꽃나무 병아리꽃나무 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 중부 이남의 낮은 산지에서 키높이 정도로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떨기나무. 4~5월에 새 가지 끝에서 지름 4cm 정도의 하얀색 양성화가 1개씩 달린다. 암술대가 4개이고 열매는 길이 7mm 정도의 계란모양으로 4개씩 맺힌다. 병아리꽃나무는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행운과 같다. 너무 드물다보니 분포지역에 관한 믿을만한 자료도 없는 형편이다. 우연을 바라지 않고 야생의 병아리꽃나무를 실컷 보려면 포항 인근의 군락지에 가야 한다. 서쪽으로 영일만을 안고 있는 포항시 발산리의 군락은 천연기념물 371호로 지정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모감주나무들과 같이 수십 그루의 병아리꽃나무가 자라고 있다. 병아리꽃나무는 1937년에 .. 더보기
노박덩굴 이름의 유래 노박덩굴 Celastrus orbiculatus Thunb. 다른 나무를 감거나 바위를 타고 10m 이상 줄기를 뻗는 갈잎덩굴나무. 암수딴그루로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암꽃은 1~4개, 수꽃은 1~7개가 달린다. 열매는 가을에 노랗게 익어 3갈래로 갈라지며 종자는 빨간 가종피에 싸여있다. 노박덩굴은 꽃들이 거의 사라지는 계절에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자랑한다. 오래 묵은 덩굴은 높은 나무나 절벽을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화려하게 장식한다. 속명 Celastrus는 고대 그리스어로 늦가을을 의미하는 celas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산천초목이 쓸쓸한 빛으로 퇴색하는 계절에 홀로 돋보이는 이 식물에 걸맞은 이름이다. 노박덩굴의 유래는 아버지가 젊었던 시절에 부르던 이름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여든을 넘기신.. 더보기
시닥나무 산겨릅나무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Acer komarovii Pojark.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에서 4~8m 높이로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낙엽 소교목. 암수딴그루로 5~6월에 지름 9mm 정도의 꽃이 피며 수술은 8개이다. 청시닥나무는 잎이 얕게 갈라지며 꽃이 활짝 펴지지 않고 수술이 4개이다. 시닥나무와 산겨릅나무, 그리고 부게꽃나무는 나무 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나무들은 모두 높은 산을 찾는 사람들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같은 단풍나무속의 이 세 가지 나무들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자매들 같다. 이들의 꽃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예쁜데 그 중 제일은 아무래도 시닥나무다. 시닥나무의 꽃은 별꽃처럼 V자로 갈라진 꽃잎 다섯 장이 열 갈래로 보이며, 연두색 꽃잎에 노란 꽃밥에다 꽃줄기는 붉어서 색상대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