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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복사나무 Prunus persica (L.) Stokes 고대에 중국에서 들여와 재배하다가 오랜 세월에 걸쳐 야화되었다. 마을 주변의 산지나 계곡부에서 3~8m 높이로 자라는 갈잎떨기나무. 3~4월 잎이 나기 전에 지름 3cm 정도의 분홍색 꽃이 달린다. 복사꽃 인적 없는 산골 오래된 집터 무너진 담장 옆 복사꽃 피었다 저만치 우물터엔 살구꽃 피었고 건너 편 산자락에 새 소리 외롭다 아이들 재잘대던 골목길은 어디에 우물가 아낙들은 어느 산에 잠잘까 복사꽃 어룽어룽 눈물이 난다 더보기
전설의 꽃나무 자귀나무 ​자귀나무 Albizia julibrissin Durazz. 중부 이남의 양지바른 지대에서 4~10m 높이로 자라는 콩과의 갈잎큰키나무. 한 뼘 남짓한 길이의 2회깃꼴겹잎에는 7~12쌍의 깃꼴겹잎이 마주 달려있다. 수꽃양성화한그루로 6~7월에 정상부에 위치한 1~2개의 양성화 주위에 수꽃이 둘러싸서 꽃차례가 부채꼴을 이루며, 수술은 25개 정도다. 옛날에 한 청년이 먼 길을 가다가 이웃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어느 집 담 너머로 뻗은 가지에 핀 예쁜 꽃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나무가 있는 집 대문이 살며시 열리며 어여쁜 처녀가 나타났다. 첫눈에 반한 청년은 그 꽃 한 송이를 꺾어 청혼을 했고 부부가 되어 금슬 좋게 잘 살았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장을 보러 갔다가 그만 술집 여인에게 빠져버렸.. 더보기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해당화 Rosa rugosa Thunb. 전국의 바닷가 모래땅에서 키 높이 정도까지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떨기나무. 5~7월에 가지 끝에 지름 5~8cm의 꽃이 1개 또는 드물게 3개까지 달린다. 열매는 지름 2~2.5cm의 납작한 구형으로 8~9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 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해당화가 첫머리를 장식하는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은 지금도 많이 불려진다. ‘섬마을 선생님’은 1960년대 초에 KBS에서 방송했던 라디오 연속극의 제목이었다. 시골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TV 보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절이었으니 그나마 전파가 겨우 잡히는 당시 국영방송.. 더보기
옛날 국수가 생각나는 국수나무 국수나무 Stephanandra incisa (Thunb.) Zabel 전국의 낮은 산지에서 1~2m 높이로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떨기나무. 5~6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5mm 정도의 꽃이 원뿔모양꽃차례로 핀다. 국수나무는 산과 동네의 경계나 산길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나무다. 사람 키 높이 정도로 자라므로 길 가다가 스치기도 해서 더욱 친근하다. 꽃잎은 희지만 꽃이 자잘하고 꽃밥이 노랑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므로 몇 걸음 떨어져서 보면 누런 삼베나 보리밥처럼 구수한 느낌이 든다. 이 꽃은 나태주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국수나무는 키가 작아서 볕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숲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운 나쁘게 큰키나무 숲 가운데에 떨어진 씨앗은 어려운 환경에서 지혜롭게 산다. .. 더보기
개버무리에 대한 새로운 전설 개버무리 Clematis serratifolia Rehder 주로 경북, 강원 이북의 하천변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갈잎덩굴식물. 길이 3~4m 정도의 덩굴을 뻗으며 바닥을 기거나 다른 식물을 감고 오른다. 7~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3cm 정도의 연한 황색 꽃이 1~3개 달린다. 개버무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있다. 이 이름을 구성하는 ‘개’와 ‘버무리’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이 의미가 분명하다. 대체로 꽃 이름 앞에 들어가는 ‘개’는 어떤 종에 비해 형질이나 효능이 못하다는 뜻이고 ‘버무리’는 여러 가지를 한데에 뒤섞어서 만든 음식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개와 음식을 버무리니까 아주 이상한 식물 이름이 되어버렸다. 많은 식물이야기를 쓰고 국립수목원장까지 지낸 박사님도 유래를 모.. 더보기
대장간의 추억과 물푸레나무 쇠물푸레나무 Fraxinus sieboldiana Blume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5~15m 높이로 자라는 물푸레나무과의 큰키나무. 4~5월에 새 가지 끝에서 원뿔모양꽃차례로 흰색의 꽃이 모여 달린다. 물푸레나무는 꽃잎이 없고 꽃받침과 꽃술만 있는 작은 꽃들이 모여 핀다. 고향의 냇가에서는 2년에 한 번씩 대장간이 차려졌다. 가마는 늘 그 자리에 있어서 약간의 보수만 하면 되었고 대장장이는 모루와 풀무 그리고 몇 가지 연장을 지게로 지고 와서 한 열흘 일하고 다음 동네로 옮겨 다녔다. 경상도에서는 대장장이를 쇠를 벼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베름쟁이라고 불렀다. 농부들이 몇 해 동안 일하면서 날이 닳고 무디어진 호미 낫 괭이들을 녹여서 새 것으로 재생시켜 주었는데 공임은 쌀과 보리로 받아갔다. 별 구경거.. 더보기
미선나무 우표 이야기 미선나무 Abeliophyllum distichum Nakai 충북, 전북, 경기 숲 가장자리나 바위지대에 자라는 물푸레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1~2m 높이로 자라며, 3~4월에 지름 2cm 정도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동종이형 식물로 장주화/단주화에서 암,수술이 서로 4mm/2mm로 길이가 바뀐다. 9~10월에 지름 2.5cm 정도로 익는 황갈색의 열매가 부채 모양을 닮았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미 미선나무가 대단한 나무인줄 알았었다. 1960년대에 들면서 미선나무와 금강초롱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홍보하면서 이 두 식물을 우표로 발행해서 거의 모든 국민이 아주 특별한 식물인 걸 알게 되었다. 나라에 자랑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이라 백성들에게 그걸로 나마 자부심을 심어주려 했는지도 .. 더보기
말발도리 형제의 이름들 말발도리 Deutzia parviflora Bunge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낮은 산지에서 자라는 수국과의 갈잎떨기나무. 키 높이 정도로 자라며 수피가 얇게 갈라지고 불규칙하게 벗겨진다. 5~6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1cm 정도의 꽃이 편평꽃차례로 달린다. 말(馬)은 그리 귀하거나 신기한 동물은 아니다. 그래도 한 가지 특별한 건 발톱이 하나인데 그 발톱 자체가 그대로 발이라는 점이다. 말의 발은 말발이라고 하지 않고 말굽이나 말발굽이라고 한다. 말발굽도 아닌 ‘말발’을 나무이름으로 빌려온 것이 말발도리다. 말발도리는 거무튀튀한 사발 모양의 열매가 말굽을 닮았다는 이름이다. 열매가 말굽 같은 색이 아니고 빨간색이었어도 말발도리가 되었을는지는 의문이다. ‘말발’에 붙은 ‘도리’는 별 뜻이 없어 보이지만 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