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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삼으로 불리는 땃두릅나무 땃두릅나무 Oplopanax elatus (Nakai) Nakai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에서 1~3m 높이로 자라는 두릅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줄기에 예리한 가시가 촘촘하고 잎은 폭 30cm 정도로 5~7갈래로 얕게 갈라진다. 암꽃수꽃양성화딴그루식물로 6월에 한 뼘 정도의 원뿔모양꽃차례로 꽃이 핀다. 두릅나무의 순은 봄철에 사람들이 즐겨먹는 계절의 별미다. 약간 쌉싸름한 느낌에 특유의 향과 상큼한 식감이 입맛을 돋운다. 두릅나무로 대표되는 두릅나무과 식물들의 면면을 보면 식물계의 명문가 같다. 인삼, 오갈피나무, 음나무, 황칠나무, 땃두릅나무, 땅두릅 등등 모두가 건강식품이나 맛있는 식재료 중 으뜸으로 손꼽히는 풀과 나무들이다. 그런 까닭에 이들은 널리 재배되기는 해도 야생에서의 생존은 불안하다. 그 .. 더보기
달빛아래 빛나는 야광나무 야광나무 Malus baccata (L.) Borkh. 중부지방의 산지와 계곡에서 6~10m 높이로 자라는 장미과의 갈잎 소교목. 잎은 끝이 길게 뾰족한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아주 미세한 톱니가 있다. 4~6월에 지름 3cm 정도의 꽃이 여러 개 모여 편평꽃차례를 이룬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들어 하노라 다정가(多情歌)라고도 하는 이 시조는 고려 문학의 백미로 꼽히는데, 고려 말의 문신 이조년(李兆年, 1269~1343)이 봄밤의 애상(哀想)을 읊은 시조다. 이 시조의 소재가 되는 ‘이화에 월백’은 달빛을 받은 배꽃이다. 그 달빛은 필시 보름달처럼 밝은 달이 아닌 상현이나 하현달이었으리라. 은한(銀漢)은 달빛이 밝은 보름 전후에는 보이지 않으.. 더보기
수처작주의 모범 노간주나무 노간주나무 Juniperus rigida Siebold & Zucc. 건조한 산지나 암석지대에서 최대 10m까지 자라는 측백나무과의 상록소교목. 바늘잎의 길이는 1.2~2cm이고 보통 세 개씩 돌려나며 횡단면이 V자 모양이다. 암수딴그루(드물게 한그루)로 4월에 2년지의 잎겨드랑이에 구화수가 달린다. 내 기억으로는 여덟 살 쯤부터 소를 몰고 다녔다. 어른들이 농사에 바쁠 때 아이가 사람 구실을 하는 건 소를 먹이고 꼴을 베는 일이었는데, 자기 체중의 수십 배나 되는 큰 소를 부릴 수 있었던 건 소의 코를 꿴 고삐를 쥔 때문이었다. 송아지가 어느 정도 자라면 양쪽 콧구멍 사이를 뚫어 코뚜레를 꿰는 대사를 치러야 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성년식을 치르는 것이고 그 때부터 송아지가 아닌 소 대접을 받는다. 코뚜.. 더보기
아카시아와 아까시나무 아까시나무 Robinia pseudoacacia L. 과거에 녹화용으로 심었던 것이 널리 토착화된 콩과의 갈잎큰키나무. 4~9쌍의 작은잎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이며, 탁엽이 변한 가시가 있다. 5월에 새 가지에서 1.5cm 정도의 꽃들이 총상꽃차례로 모여 달린다. 아카시아의 작은 잎이 열아홉 장인 걸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친구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하나씩 따내는 놀이를 즐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심할 때 따먹던 아카시아 꽃의 달달하고 향긋한 맛도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카시아의 바른 이름이 아까시나무라는 걸 알게 된 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국어사전에서 ‘아카시아’를 찾아보면 아까시나무를 일상적으로 일컫는 말로 나온다. 아까시나무가 정확한 이름이고 아카시아는 잘 못 알려진 .. 더보기
매자나무과의 나무와 풀꽃들 매자나무 Berberis koreana Palib. 경기, 강원, 충북의 숲과 하천 가장자리에서 키 높이 정도로 자라는 갈잎떨기나무. 어린 가지에 길이 5~10mm의 가시가 있고 잎은 길이 5cm 정도의 주걱모양이다. 5월에 가지 끝에서 나온 꽃차례에 지름 6mm 정도의 꽃이 달리고 열매는 구형이다. 산과 들길을 가면서 풀과 나무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름과 모양이 비슷비슷한 친지가 많은 식물들을 만날 때는 머리가 복잡해진다. 국화과나 산형과처럼 수백 수십의 비슷한 종과 변종이 있는 집안이 그러한 경우다. 그런데 매자나무과에는 단 여섯 종의 나무와 풀만 있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쉽다.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야생의 나무는 매발톱나무속과 매자나무속으로 구분된다. 매발톱나무는 마디마다.. 더보기
새색시의 봄나들이 분꽃나무 분꽃나무 Viburnum carlesii Hemsl. 볕이 잘 드는 산지에서 2~3m 높이로 자라는 산분꽃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4~5월에 가지 끝에서 길이 1cm정도의 꽃들이 취산꽃차례로 모여 달린다. 섬과 해안지대의 꽃부리가 짧고 잎이 넓은 생태형을 섬분꽃나무라고도 한다. 사월 중순은 새순이 제법 잎 모양을 갖추는 때다. 숲은 여전히 성긴 그물처럼 볕이 드는 곳이 많아서 노루귀와 현호색이 결실을 준비하고 초록의 새 잎들은 지난해의 낙엽과 퇴색한 풀들을 서서히 점령해가는 시기다. 이즈음에 분꽃나무는 새 잎을 펴고 살짝 분홍빛을 띤 하얀 꽃을 피운다. 분꽃나무의 꽃은 홍조를 띤 해맑은 봄처녀의 얼굴에 비유하고 싶지만 처녀라고하기에는 은은하면서도 짙은 분 향기 때문에 새색시라고나 해야겠다. ‘화장한다’ 대.. 더보기
아름다운 수피의 노각나무 노각나무 Stewartia psudocamellia Maxim. 주로 영남과 전남의 산지에서 7~15m 높이로 자라는 차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수피가 매끄럽고 얼룩무늬모양으로 얇게 벗겨지며, 잎 표면의 맥이 들어가 있다. 6~7월에 지름 5cm 정도의 양성화가 피며 꽃잎 가장자리에 미세한 결각이 있다.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수피가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들 한다. 이 나무의 다른 이름인 비단나무는 수피를 만졌을 때의 부드러움을 표현한 이름 같다. 또 다른 이름 금수목(錦繡木)은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무늬가 아름답다는 이름이다. 노각나무의 수피는 나무가 자라면서 그림맞추기 조각처럼 벗겨져 아름다운 무늬가 되고 벗겨진 시간차에 따라 녹황색, 갈색, 주황색, 상아색 등의 조화로운 색깔을 연출한다. 꽃보다 .. 더보기
백두대간을 수놓는 꽃개회나무 꽃개회나무 Syringa wolfii C.K.Schneid. 지리산 이북의 고산지대에서 3~5m 높이로 자라는 물푸레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양끝이 뾰족한 타원형이고 뒷면에 잔털이 있으며 잎자루의 길이는 1~1.5cm다. 6~7월에 새가지 끝에서 길이 1.5cm 정도 되는 꽃들이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린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다. 백두에서 시작하여 낭림산과 금강산을 거쳐 휴전선을 지나고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을 품은 다음 지리산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삼천오백여 리의 산줄기다. 꽃개회나무는 이런 명산들이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6월 초순쯤 지리산 높은 곳에서 피기 시작해서 백두대간을 따라 올라가며 소백과 태백, 설악을 물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