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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낮은 숲을 이루는 나무

산철쭉보다 예쁜 이름 수달래

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f. poukhanense (H.Lév.) M.Sugim. ex T.Yamaz.

 

계곡과 산 능선에서 1~2m 높이로 자라는 진달래과의 반상록성 떨기나무.

잎은 어긋나고 줄기 끝에서 모여 나며 3~8cm 길이의 장타원형이다.

4~5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5cm 정도의 양성화가 2~3개씩 모여 달린다.

 

 

 

 

산철쭉은 풍광이 좋은 곳을 가려서 자리 잡는 나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일망무제의 높은 산등성이에서 자라며

어중간한 산중턱이나 비탈진 숲에서는 거의 만나기 어렵다.

산천경개 수려한 곳에만 사니 식물계의 풍류객으로 불러줄만한데

사실은 키가 작아서 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 사는 듯하다.

 

산철쭉은 철쭉보다 더 깊고 높은 산에서 자라서 얻은 이름이지 싶다.

높은 산등성이에서 바라보면 먼 산의 능선들이 겹겹이 밀려오는 파도의 무리처럼 보인다.

먼 산일수록 청록에서 연한 푸른색으로 점점 옅어져 아득한 곳에서 하늘빛과 같아지는데

그러한 배경에서 피우는 진분홍색의 꽃은 강렬한 색상대비를 이루어 경탄을 자아낸다.

 

높은 산에 핀 꽃이 멋들어지기는 해도 물가에 무리지어 피는 꽃은 더욱 운치가 있다.

산철쭉이 자라는 계곡은 큰 바위들이 물가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그런 바위틈에 의지하여 뿌리를 내린 까닭에 홍수의 거친 물살에도 휩쓸리지 않고

해마다 깊은 산 계곡의 눈이 녹은 물이 봄의 찬가를 부를 때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산철쭉은 언제 누가 이름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수달래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식물은 학명(學名), 국명(國名), 이명(異名), 향명(鄕名) 등의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학명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으로 주로 라틴어로 표기되나 영어로 된 학명도 있다.

국명은 국가기관에서 추천하는 이름이고 그 외의 다른 이름은 이명나 향명이다.

그런데 수달래는 어떤 기록이나 자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이름으로,

르기는 해도 근래에 탐화가들 사이에서 창작된 이름인 듯하다.

 

(인디카 김용대 님 사진)

수달래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을 때에도 물가에 피는 진달래라는 의미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 식물이 철쭉보다는 진달래 쪽에 더 가깝다는 암시를 주기도 한다.

꽃의 색깔과 크기는 진달래 쪽에 가깝고 약간의 독성은 철쭉꽃과 비슷하다.

잎은 주걱 모양을 한 철쭉의 잎보다는 갸름한 진달래의 잎을 더 닮았다.

 

나는 산철쭉이라는 국명보다 수달래라는 이름이 훨씬 마음에 든다.

우선 이 꽃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이 철쭉보다는 진달래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높은 산등성이에서 피는 무리도 아름답지만 맑은 물가에 흐드러지게 피는 모습이야말로

무릉도원이나 서천 꽃밭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만큼 황홀하다.

무엇보다도 철쭉이라는 거친 소리보다는 수달래가 부르기에도 좋아서다.

 

 

 

 

철쭉      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

 

전국의 산지에서 2~5m 정도 높이로 자라는 진달래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거꿀달갈모양이며,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는 5장이 모여 난다.

4~6월에 잎과 함께 지름 6cm 정도의 꽃이 가지 끝에 3~7개씩 모여 핀다.

산철쭉이나 진달래보다 늦게 피고 잎이 넓으며 꽃색이 연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