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낮은 숲을 이루는 나무

감추어진 생태의 비밀 감태나무 감태나무 Lindera glauca (Siebold & Zucc.) Blume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8m 정도 자라는 녹나무과의 떨기나무. 4~5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연두색 꽃이 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암수딴그루로 알려져 있으나 숫그루가 관찰된 기록이 없다. 고향 마을로 들어가는 산굽이에 감태나무가 모여 사는 험한 비탈이 있다. 옛날부터 동네사람들은 그곳을 감태벤달이라고 불러왔다. 벤달은 절벽이나 비탈을 일컫는 경상도 방언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절벽지대에 자라는 감태나무를 알아볼 수 있는 까닭은 모든 활엽수가 잎을 떨군 한겨울에도 밝은 갈색의 잎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감태나무는 잎에서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인 감태맛이 나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감태(甘苔)는 ‘단맛이 나는 김’이라는 뜻으로, 김.. 더보기
매자나무과의 나무와 풀꽃들 매자나무 Berberis koreana Palib. 경기, 강원, 충북의 숲과 하천 가장자리에서 키 높이 정도로 자라는 갈잎떨기나무. 어린 가지에 길이 5~10mm의 가시가 있고 잎은 길이 5cm 정도의 주걱모양이다. 5월에 가지 끝에서 나온 꽃차례에 지름 6mm 정도의 꽃이 달리고 열매는 구형이다. 산과 들길을 가면서 풀과 나무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름과 모양이 비슷비슷한 친지가 많은 식물들을 만날 때는 머리가 복잡해진다. 국화과나 산형과처럼 수백 수십의 비슷한 종과 변종이 있는 집안이 그러한 경우다. 그런데 매자나무과에는 단 여섯 종의 나무와 풀만 있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쉽다.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야생의 나무는 매발톱나무속과 매자나무속으로 구분된다. 매발톱나무는 마디마다.. 더보기
참빗의 추억을 불러오는 참빗살나무 참빗살나무 Euonymus hamiltonianus Wall.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3~8m 높이로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소교목. 5~6월에 새가지 끝부분에 지름 8mm 정도의 녹백색 꽃이 모여 핀다. 장주화와 단주화가 있으며 열매는 4각 상자모양이고 붉게 익는다. 참빗살나무의 이름은 옛날에 머리를 빗던 참빗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참빗은 전통 머리빗 중에 가장 빗살이 촘촘한 반 뼘 길이의 작은 빗이었는데, 빗살간의 간격이 머리카락 한 올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섬세하여 빗살이 굵고 성긴 얼레빗으로 머릿결을 대강 정리한 다음에 곱게 다듬는데 쓰였다. 참빗은 어여쁜 아가씨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동백기름을 먹여 윤택을 더하고 가르마 양쪽으로 머릿결을 곱게 빗어 내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 더보기
산철쭉보다 예쁜 이름 수달래 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f. poukhanense (H.Lév.) M.Sugim. ex T.Yamaz. 계곡과 산 능선에서 1~2m 높이로 자라는 진달래과의 반상록성 떨기나무. 잎은 어긋나고 줄기 끝에서 모여 나며 3~8cm 길이의 장타원형이다. 4~5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5cm 정도의 양성화가 2~3개씩 모여 달린다. 산철쭉은 풍광이 좋은 곳을 가려서 자리 잡는 나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일망무제의 높은 산등성이에서 자라며 어중간한 산중턱이나 비탈진 숲에서는 거의 만나기 어렵다. 산천경개 수려한 곳에만 사니 식물계의 풍류객으로 불러줄만한데 사실은 키가 작아서 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 사는 듯하다. 산철쭉은 철쭉보다 더 깊고 높은 산에서 자라서 얻은 이름이지 싶다. 높은.. 더보기
화살나무 화살나무 Euonymus alatus (Thunb.) Siebold 산지 숲속에서 보통 키 남짓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어린 가지에 화살깃 모양의 코르크질 날개가 2~4줄 발달한다. 5~6월에 2년지에서 나온 꽃차례에 지름 7mm 정도의 꽃이 핀다. 화살나무 가을 숲 속 저 고혹의 빛 아니 화살은 날지 않았는데 내 피가 먼저 달려갔다 작년 가을이 바로 어제인 듯 세월의 화살 맞아 이 가을에 또 많이 아프다 회잎나무 Euonymus alatus f. ciliatodentatus (Franch. & Sav.) Hiyama 학명상 화살나무의 품종으로 근래에 화살나무와 같은 종으로 보는 추세다. 화살나무와 모든 기관이 같으나 줄기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발달하지 않으며 국내에서는 날개가 없는 개체가 흔하.. 더보기
병꽃나무의 학명에 대한 유감 병꽃나무 Weigela subsessilis (Nakai) L.H.Bailey 전국의 산지에서 키 높이 남짓 자라는 병꽃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5~6월에 길이 3cm 정도의 황록색 꽃이 피었다가 점차 붉게 변한다. 꽃받침 조각은 5갈래이고 기부까지 깊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병꽃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주 만나는 나무다. 높은 산과 낮은 산, 음지와 양지를 가리지 않으며 추위에도 잘 견디는데다가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다. 꽃이 필 때는 황록색이었다가 차츰 붉은색으로 변하므로 나무 전체는 울긋불긋 화려하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과 아름다움 때문에 야생식물이지만 정원수로도 흔히 심어진다. 병꽃나무라는 이름은 꽃부리가 병을 닮아서 유래했다. 긴 꽃부리를 유심히 보면 입구는 나.. 더보기
장구밤나무의 세 가지 이름 장구밤나무 Grewia parviflora Bunge 서남해안과 도서지역 산지에서 키높이 정도로 자라는 피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암수딴그루, 또는 암수한그루로 6~7월에 지름 1.5cm 정도의 꽃이 모여 핀다. 지름 7mm 정도의 열매 2~4개가 서로 절반 정도씩 붙어 있거나 떨어져 있다. 장구밤나무는 서남 해안지대의 숲정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는 내륙 깊숙한 곳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암수딴그루 또는 암수한그루로만 기술한 상반된 자료들이 있어서 혼란스러운 면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이 나무는 암그루, 숫그루, 양성화가 피는 나무가 따로 있다. 암수딴그루가 많은지 한그루가 많은지는 조사관찰한 기록을 찾지 못했다. 장구밤나무 앞에 붙은 ‘장구’는 열매가 장구의 울림통처럼 붙.. 더보기
참회나무 열매의 아름다움 참회나무 Euonymus oxyphyllus Miq. 전국의 산지에서 2~4m 높이로 자라는 노박덩굴과의 갈잎떨기나무. 5~6월에 지름 7mm 정도의 황록색이나 연한 자색 꽃이 취산꽃차례로 핀다. 열매는 지름 1cm 정도의 구형으로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참회나무 앞에서는 누구라도 한번쯤 ‘참회’(懺悔)를 떠올릴 법하다. 물론 아무런 죄를 지을 리가 없는 나무가 참회할 일은 없을 터이다. 참회나무는 회나무와 구별하기 위해 회나무 앞에다 ‘참’을 덧댄 이름이고, 회나무는 나무껍질의 색이 회색이어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참회나무가 회나무에 비해 특별한 쓰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이라는 꽤 훌륭한 접두사를 얻어 쓸 만한 이유도 눈에 띄지 않는다. 참회나무와 회나무는 꽃과 잎은 차이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