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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낮은 숲을 이루는 나무

오월의 눈송이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 Symplocos chinensis f. pilosa (Nakai) Ohwi 전국의 산지에서 2~5m 높이로 자라는 노린재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길이 4~8cm의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는 자잘한 톱니가 있다. 5월에 원뿔모양꽃차례로 꽃이 피며 열매는 남색으로 익는다. 오월이면 가지마다 눈송이가 소복소복 쌓인 듯 피우는 꽃이 노린재나무다. 꽃술이 풍성하고 꽃잎보다 더 길어서 낱낱의 꽃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빙수기계에서 막 갈아낸 얼음 같기도 해서 팥빙수를 먹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노린재나무보다 한발 앞서 꽃 피는 윤노리나무는 나무와 잎 모양이 아주 비슷하지만 꽃술이 꽃잎보다 짧아서 그러한 유혹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노린재나무는 나무를 태운 재가 노르스름해서 얻은 이름이라는 유래설이 보편적.. 더보기
도깨비와 개암 열매 이야기 개암나무 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Trautv.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서 2~3m 높이로 자라는 자작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3~4월에 2년지 끝에서 노란 수꽃은 아래로 쳐지고 붉은 암꽃은 위로 핀다. 열매는 길이 2.5cm 정도로 종 모양의 포에 싸여있으며 8~9월에 익는다. 옛날에 한 나무꾼 소년이 깊은 산골에서 정신없이 개암을 따다가 날이 저물었다. 어둠 속에서 도깨비들이 나타나 도깨비방망이로 뚝딱뚝딱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파티를 벌이는 걸 보고 몹시 배가고파서 저도 모르게 개암 한 알을 깨물었다. 개암 껍질이 깨지는 ‘딱’소리에 도깨비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가자 소년은 도깨비방망이를 주워 와서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다. 이웃집 욕심쟁이 영감은 소년처럼 하다가 도깨.. 더보기
박쥐나무 꽃 박쥐나무 꽃 무수한 박쥐 나래짓 아래 안타까이 흩어지는 희미한 기억 어머니 아득한 옛날 호롱불 밑에서 파랑새를 꿈꾸며 정성으로 엮었을 노리개 어둡고 깊은 동굴의 시간 시집살이 끝 슬피 흔들리는 저 喪章 2020. 8. 18. 박쥐나무 Alangium platanifolium var. trilobum (Miq.) Ohwi 전국의 산지에서 2~3m 높이로 자라는 박쥐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3~5갈래로 얕게 갈라지는 잎이 박쥐 날개를 닮은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6월 개화. 6장의 하얀 꽃잎이 위로 말리고 노란 수술12개가 늘어진다. 단풍박쥐나무 Alangium platanifolium (Siebold & Zucc.) Harms 박쥐나무에 비해 잎이 3~5갈래로 중간 이상 깊게 갈라진다. 잎의 갈라짐이 연속변이.. 더보기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초피나무 Zanthoxylum piperitum (L.) DC. 황해도 이남의 낮은 산지에서 1~5m 정도 자라는 운향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작은잎이 9~19개가 달리는 새깃모양이고 어긋나며, 가시는 마주난다. 암수딴그루로 4~5월에 길이 2~5cm의 꽃차례에 꽃잎이 없는 꽃이 핀다. 명절에 어쩌다 만나는 조카뻘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해마다 그들 형제자매들의 이름이 가물가물해서 물어보기도 미안했고 아는 척하며 부른 이름이 형 동생이 뒤바뀌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친조카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여동생이나 사촌동생들의 자녀들은 십 수 년 동안 실수하지 않고 넘어간 해가 없었다. 식물들의 이름 부르기도 그와 비슷한 경우가 더러 있다. 예컨대 산초나무와 초피나무가 형제처럼 닮아서 그렇다... 더보기
비오는 날의 향기 누리장나무 누리장나무 Clerodendrum trichotomum Thunb. 중부 이남의 숲 가장자리에서 2~5m 정도 자라는 마편초과의 갈잎떨기나무다. 7~8월에 가지 끝부분에 꽃이 달리며 열매는 10~11월에 짙은 남색으로 익는다. 안개비 내리던 어느 날 산길에서 짙은 백합 향기를 느꼈다. 사방을 두리번거려도 향기의 근원을 찾기가 어려웠다. 저만치 누리장나무 꽃이 보였는데 설마 그 향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달콤하고 신선한 향기를 따라가 보니 놀랍게도 그 꽃이 뿜어내는 향기였다. 누리장은 냄새가 누리다는 이름이고 냄새오동(臭桐)이라고도 한다. 그 누린내는 같은 마편초과의 누린내풀에서 나는 것과 비슷한데 아주 거북하지는 않으나 분명 상쾌한 냄새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안개비가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누린.. 더보기
옻나무에게 치른 호된 신고식 개옻나무 Rhus trichocarpa Miq. 전국의 산지에 분포하는 옻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로 7m까지 자란다. 잎은 새깃모양으로 9~17개의 작은잎이 달리며 잎줄기가 붉은색이다. 암수딴그루로 5~6월에 줄기 끝에서 원뿔모양꽃차례로 꽃이 핀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옻나무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 때 토끼 덫을 만들려고 산에 가서 나무를 자른 것이 화근이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이라 그것이 옻나무인줄 모르고 위를 쳐다보면서 톱질을 할 때 톱밥이 얼굴에 쏟아졌던 것이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얼굴이 가렵고 붉게 변하면서 열이 나고 부어서 찐빵처럼 부풀었다. 이어서 좁쌀 같은 돌기가 돋아나고 이삼 일이 지나니까 진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처방대로 쌀뜨물이나 계란.. 더보기
모감주나무 그늘 아래서 모감주나무 Koelreuteria paniculata Laxmann 중부 이남에 분포하는 갈잎떨기나무로 3~6m 정도 자란다. 6~7월에 새가지 끝에서 길이 30~40cm의 꽃차례로 꽃이 핀다. 풍선모양의 열매 속에 지름7mm 정도의 까만 씨앗이 들어있다. 신록의 계절에 피는 나무 꽃들은 열에 아홉이 흰색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곤충들에게도 녹색 잎에는 흰 꽃이 눈에 잘 띄는 모양이다. 녹음이 더욱 짙어지는 여름의 초입에 모감주나무는 노란색 꽃을 피운다. 이 나무는 이제 벌들도 흰색 꽃에 식상할 때가 된 걸 눈치 챈 듯하다.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는 자귀나무는 밝은 분홍색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다른 꽃나무들도 짙어진 녹음에 걸맞은 제 각각의 색깔을 내기 시작한다. 모감주 꽃이 절정일 때는 신라시대의 찬란한.. 더보기
낮은 숲을 이루는 나무들 목록 매자나무과 : 매자나무/매발톱나무/섬매발톱나무 진달래과 : 산철쭉/철쭉 노린재나무과 : 노린재나무/섬노린재나무/검노린재나무 수국과 : 말발도리/매화말발도리/물참대/바위말발도리/빈도리, 얇은잎고광나무 까치밥나무과 : 까마귀밥나무/까치밥나무/명자순 장미과 : 쉬땅나무, 가침박달, 산사나무 박쥐나무과 : 박쥐나무 노박덩굴과 : 회목나무/참회나무/화살나무, 참빗살나무 회양목과 : 회양목 갈매나무과 : 갈매나무(아고산대 능선)/짝지래나무 물푸레나무과 : 개회나무/꽃개회나무 산분꽃나무과 : 분꽃나무, 백당나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