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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낙엽지는 큰키나무

아름다운 꽃나무 산딸나무

















 

산딸나무     층층나무과

Cornus kousa F.Buerger ex Hance

 

중부 이남의 산지에 분포하며 따뜻한 남쪽지방으로 갈수록 흔하다.

10m까지 자라며,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5~6월에 총포가 흰색으로 변하고, 양성화가 머리모양꽃차례로 핀다.

 

    





 

五月耽羅處處紅 오월의 탐라는 곳곳이 붉고

六月漢拏點點白 유월의 한라는 점점이 희다

 

제주에 사는 한 꽃벗이 그가 사랑하는 풍경을 묘사한 구절이다.

오월에는 제주의 꽃 참꽃나무 꽃이 피어 숲 곳곳이 붉어지고

 유월에는 한라산 자락에 수많은 산딸나무 꽃이 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구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옛날 국민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김황원金黃元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김황원은 고려시대의 시인으로, 그가 대동강 부벽루에 올랐을 때의 일화가 전해진다.

그는 그곳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을 시로 표현해보려고 하루 종일 고심하다가

 해질 무렵에 단 두 줄의 미완성 시구를 남기고 통곡을 하면서 내려왔다는 이야기였다.

 

長城一面溶溶水 긴 성벽 한편에는 넘실대는 물이요

大野東頭點點山 넓은 들 동쪽에는 점점이 산이로다

 

비록 미완성으로 남은 단 두 줄의 시지만 가보지 않았어도 그곳의 풍경이 그려진다.

 그 꽃벗이 읊은 두 줄의 흉내시(?)도 그 꽃들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산딸나무는 여느 산보다도 한라산에서 유난히 많이 보인다.

꽃이 딸기를 닮아서 붙은 이름인데 이 꽃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꽃받침이다.

십자형으로 펼쳐진 꽃받침은 꽃이 필 무렵에 연두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한다.

딸기 모양의 꽃차례는 황록색의 자잘한 꽃 서른 개가 뭉친 것인데

꽃받침이 꽃을 크게 보이게 해서 멀리서도 곤충을 불러들인다.


수분을 한 뒤에 꽃받침은 미련 없이 떨어지고 딸기 같은 열매만 붉게 익어간다.

초가을에 붉게 익는 열매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이름처럼 과육이 부드럽고 달콤해서 그냥 먹거나 술을 담글 수도 있다.

자녀를 위한 어머니의 지극한 헌신에 미칠 바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 헌신한 꽃받침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19. 2. 18.




 

    


(층층나무, 박찬숙 님 사진) 

 

층층나무

Cornus controversa Hemsl.

 

동북아시아의 온대지역에 넓게 분포하며 20m 높이까지 크게 자란다.

가지가 수평으로 층층이 돌려나는 독특한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5~6월에 지름 10cm 정도의 편평꽃차례에 자잘한 꽃들이 밀집하여 핀다.

속명의 어원은 뿔을 뜻하는 라틴어 ‘cornu’로 재질이 단단함을 나타낸다.







 곰의말채나무  

Cornus macrophylla Wall.

 

말채나무는 전국에, 곰의말채나무는 남부지방과 제주도, 울릉도에 분포한다.

15m까지 자라며, 잎의 측맥이 3~4쌍인 말채나무에 비해 4~7쌍이고 크다.

6~7월에 지름 7mm 정도의 작은 꽃들이 반 뼘 크기의 편평꽃차례로 핀다.

이 나무가 많은 일본의 구마노熊野, 즉 곰들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