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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정처없는 곳에서

과분한 이름을 받은 기린초



  기린초

Sedum kamtschaticum Fisch. & Mey.

 

산지의 바위나 돌 틈에서 자라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정도.

줄기는 녹색, 잎은 거꿀피침모양으로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5~7월 개화. 원줄기 끝에 취산꽃차례로 핀다. 꽃의 지름은 1cm 정도이다.

지역에 따라 형태의 변이가 심하며 가는기린초 Sedum aizoon L.

큰기린초 Sedum aizoon var. latifolium Maxim. 등 근연종이 많다.

 

 

 

기린초(麒麟草)라는 식물 이름은 실로 어마어마한 이름이다.

식물명에 들어간 기린은 아프리카에 사는 키 큰 동물이 아니라

예로부터 동양에서 상서롭게 여겨온 상상의 동물로 짐작된다.

이름으로만 보자면 기린초는 최고의 특별한 식물이어야 하는데,

빼어나게 아름답지도 않고 산삼처럼 귀한 약재로 쓰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기린초라는 이름은 어디서 무슨 까닭으로 유래한 이름일까?

<한국식물명의 유래>(2005. 이우철)에서는 일본명에서 유래했다고 하고,

일본의 마키노도감에는 그 이름의 유래가 不明’(모른다)으로 나와 있다.

일본식물명의 유래를 거의 모두 밝힌 책에서 不明이란 표현은 의외였다.

중국 이름 비채(費菜)는 비싼 나물이란 뜻으로 기린초와는 거리가 있다.

 

상상의 동물 기린과 현실의 식물 기린초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우리의 옛 문양이나 민화에서 나타난 기린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각양각색인데다가 그 어디서도 기린초와 닮은 곳을 찾을 수 없다.

기린초의 이름이 일본의 식물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정한다면

일본 사람이 상상하는 기린에서 닮은 곳을 찾는 것이 순서다.

  

(기린맥주의 상표)  

일본의 기린 이미지는 우리나라의 술집 거리에서 가끔 만나게 된다.

마키노도감에서는 기린초 이름의 유래를 불명이라고 하였지만

어느 일본 맥주의 로고를 보면 그 노란색과 자글자글한 갈기 문양에서

기린초와 상통하는 이미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처음 기린초를 만나고 그 이름이 기린초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이렇게 딴 나라 맥주 로고로 귀결될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했었다.

더구나 그 상서로운 이름은 이 평범한 식물에게 너무 버겁지 않은가.

흔히 보는 돌나물과 친척뻘이니 그냥 선돌나물로 부르면 좋을 것을...

 

2016. 10. 16.

 

 

 

 





섬기린초

Sedum takesimense Nakai

 

바닷가 바위지대나 산자락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높이 40cm 정도.

다른 기린초들과는 달리 줄기 밑부분이 30cm 정도가 겨울 동안

살아있다가 다음해 봄에 싹이 나오고 줄기는 비스듬히 옆으로 뻗는다.

잎은 피침모양으로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5~6월 개화. 지름 13mm 정도의 꽃이 핀다. 울릉도에 자생한다.

 

 






태백기린초

Sedum latiovalifolium Y.N.Lee

 

높고 깊은 산에서 자란다. 높이 20cm 정도.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며 로제트 모양으로 난다.

6~ 8월 개화. 금대봉, 태백산, 두타산 등지에 분포한다.

기린초보다 키가 작고, 잎이 넓고 두껍다.

(자료 사진 수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