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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정처없는 곳에서

천사의 작은 선물 배초향



    배초향

Agastache rugosa (Fisch. & Mey.) Kuntze

 

산과 들의 양지에서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40~100cm.

줄기는 네모지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7~9월 개화. 길이 5~15cm의 꽃차례에 자잘한 꽃들이 달린다.

꽃과 잎에서 강한 향기가 나므로 향신료로 쓰거나 어린잎은 식용한다.

 

 



  

배초향은 수수하게 생겼으나 강한 향기를 지닌 식물이다.

우연하게는 만나지지만 찾고자하면 막연해지는 그런 풀이다.

높은 산에서도 드문드문 자라고 동네 주변의 낮은 산이나

들녘에서도 잘 살아서 그 자라는 곳을 꼭 짚어 말할 수도 없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 가까이 있었던 식물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배초향도 지방마다 배향초, 방아풀, 깨나물 등으로 다르게 불린다.

배초향이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국명'이기는 하나, 

사람들은 흔히 방아나 방아풀, 방앳잎이라고 부른다.

국명 방아풀은 배초향과 같은 꿀풀과의 식물이지만 모양이 다르고,

배초향과 비슷한 향기가 있어서 같은 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이다.

 

배초향은 한자로 밀칠 ’, ’, 향기 자를 쓰는데,

풀 냄새를 없애는 게 아니라 추어탕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 많이 쓰인다.

그렇다면 원래는 미꾸라지 가 들어간 배추향이 아니었을까도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이명인 배향초는 글자 그대로 냄새를 없애는 풀이므로

배초향보다는 훨씬 의미가 쉽게 전달되는 이름으로 생각된다.

 

  

어느 여름날 고향집에 갔더니 뒤란에 배초향이 피어있었다.

어머니에게 산에서 캐다 심은 것이냐고 물어보니까

몇 해 전에 저절로 싹이 나오더니 이렇게 잘 자랐다고 하셨다.

이제는 산길이 불편하신 어머니 곁으로 날아온 배초향은

천사가 천사 같은 사람에게 보낸 작은 선물로 보였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에 후처로 오신 분이다.

동생 넷을 낳으셨지만 친모를 여읜 나를 더 살뜰하게 대했고,

오십년이 넘도록 집안에서 화목의 향기가 넘치게 하셨다.

배초향의 강하고 좋은 향기가 거북한 냄새들을 밀어내듯

고향 어머니의 심성은 세상을 다독이는 향기와 같았다.


2016. 10. 13.




   


  



방아풀

Isodon japonicus (Burm.) Hara

 

산과 들의 양지나 반그늘에서 자란다. 높이 5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많이 낸다. 8~10월 개화.

길이 5~7mm 의 꽃이 원추꽃차례로 핀다.

꽃이 연한 자주색이며 꽃술이 꽃부리 밖으로 나온다.

방아풀은 줄기와 꽃받침, 꽃자루가 녹색이고

근연종인 자주방아풀은 짙은 자주색이다.

 

 






오리방풀

Isodon excisus (Maxim.) Kudo

 

산의 습기가 많은 반그늘에서 자란다. 높이 50~100cm.

줄기가 네모지고 밑으로부터 가지가 갈라지며,

잎 끝부분이 거북꼬리와 같이 생겼다. 8~9월 개화.

꽃의 길이는 1cm, 꽃차례의 길이는 5~20cm이며

4~6개의 꽃이 뭉쳐서 조밀한 층을 이루며 핀다.

 

 







산박하

Isodon inflexus (Thunb.) Kudo

 

산지의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란다. 높이 4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잔털이 있다.

7~10월 개화. 전체적인 모습이 오리방풀과 매우 비슷하나,

오리방풀의 잎은 거북 꼬리모양으로 끝이 나오는 반면

산박하는 잎 끝에 두드러진 꼬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