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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제주도와 울릉도

제주도 花類界의 귀한 선물, 방울난초

 

방울난초

Habenaria flagellifera (Maxim.) Makino

 

산기슭의 습한 점질토에서 자라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땅속에 덩이줄기 2개가 방울을 닮았다.

잎은 밑에서 3∼5개가 어긋난다. 9~10월 개화.

한국(한라산),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흑십자란

 

 

 

 

꽃 친구들은 우스갯소리로 스스로를 '화류계에서 논다’고 한다.

기생들의 세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花柳界’란 한자어를

‘花類界’로 슬쩍 바꾸어 ‘꽃 세상’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좋은 뜻의 화류계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전국적으로 자연스럽게 생긴 불문율 같은 미풍양속이 하나 있다.

다른 지방 동호인들이 자신들의 지역으로 꽃 탐사를 오면,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꽃들을 보여주는 일이다.

 

특히 제주도에는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식물들이 많아서

야생화의 성지라도 되는 듯 일 년 내내 순례자들이 끊이지 않고,

제주도 화류계는 그들을 접대(?)하느라 늘 바쁘다.

방울난초는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의 귀한 접대 품종의 하나다.

 

방울난초류는 방울난초, 제주방울난초, 애기방울난초의 3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밖에 자생하는 곳이 없을뿐더러,

제주 사람들조차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희귀한 난초들이다.

방울난초의 이름은 땅속의 덩이줄기가 방울을 닮은 때문이라고 한다.

 

모르기는 해도 제주에 가서 방울난초류를 안내 받았다면,

제주 화류계에서 매우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언젠가 제주 동호인 한 분의 안내로 애기방울난초를 만났을 때

이것이 이 난초를 보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또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아는 한은

제주도에 단 한 군데, 한 포기 밖에 남지 않은 까닭이라고 했다.

 

방울난초류는 꽃이 작으며 녹색이라서 찾아내기도 어렵고

번식력도 좋지 않아서 해마다 겨우 몇 촉씩 발견되는 모양이다.

드물기로 말하자면 아주 귀한 식물임에 틀림이 없으나

나는 아직 난초만이 가지는 매력을 잘 모르고 있다.

 

귀한 난초를 만나는 기쁨도 크지만

나에게는 세상의 그 어느 꽃도 경이롭다.

그리고 더욱 더 나에게 귀한 것은

화류계에서 베풀고 나누는 사람들의 귀한 마음이다.

 

 

 

2012. 9. 25. 꽃이야기 79.

 

 

 

 

 

 

 

제주방울난초

Habenaria chejuensis Y. Lee & K. Lee.

 

약간 습한 숲의 돌 위나 땅에 자란다. 높이 약 20cm.

땅속에 길이 2cm, 너비 1.2cm 정도의 덩이줄기가 2개 있다.

잎은 줄기 아랫부분에 3~5개, 짧은 간격으로 나서 모여 난 듯하며,

윗부분으로 갈수록 작아진다.

7~9월 개화. 제주 (대정읍, 저지리)

 

*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라 있지 않음.

 

(이경서님 사진)

 

 

 

 

 

 

 

 

 

 

 

 

 

 

 

애기방울난초

Habenaria iyoensis Ohwi.

 

해발 700m 이하의 빛이 드는 숲에 자란다. 높이 10~30cm.

뿌리는 가늘며, 1~2개의 원통형 덩이줄기가 달린다.

잎은 모여 나며, 로제트형이다. 8~10월 개화.

한국(서귀포), 일본 남부,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라 있지 않음.

 

 

 

 

 

 

 

 

 

 

 

 

 

 

 

[참고자료] 방울난초류의 꽃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