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2/바닷가에 피는 꽃

동해바닷가에만 사는 신비한 요정, 해란초

 

해란초(海蘭草)

Linaria japonica Miq.

 

동해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약 15-40㎝. 꽃의 길이는 10~15㎜. 늘어진 꿀주머니가 있다.

5~10월 개화. 황달, 수종, 이뇨, 피부염증에 효과가 있다.

한국(동해안), 일본, 중국 동북지방,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꽁지꽃, 꼬리풀, 운란초, 운난초.

 

 

 

 

 

해란초는 동해 바닷가를 따라 무리지어 자라는 식물로 

난초는 아니지만 꽃이 아름다워서 해란초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식물은 1949년도에 발간된 우리나라 식물명감(박만규)에

‘꽁지꽃’이라는 이름으로 등장을 하고, 1956년에 발간된

한국식물도감(정태현)에서 처음 ‘해란초’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황달과 피부질환 등에 좋은

‘유천어’(柳穿魚)라는 약재의 이름으로 알려져 왔다고 하니,

이 식물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어떤 자료에는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나와 있고

또 어떤 자료에는 지중해로 되어있어서 여간 혼란스럽지가 않다.

 

해란초는 5월부터 10월까지 여섯 달 동안이나 꽃을 피운다.

숙명적으로, 틈만 나면 꽃을 피워야하는 잡초 종류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오래도록 꽃을 피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해 동안이나 이 꽃을 보아왔지만,

이 아름다운 꽃을 찾는 곤충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또한 궁금한 일이다.

 

 

언젠가 백두대간의 해발 1,296미터나 되는 향로봉 꼭대기에서

해란초가 무리지어 사는 것이 발견되어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바닷바람에 씨앗이 날려서 올라갔으리라는 추측도 있고,

진지 공사를 할 때 쓴 바닷모래에 씨앗이 섞여 왔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백두대간의 다른 곳에서도 이 꽃이 발견되고 있는 걸 보면,

바람에 이 씨앗이 날려 올라갔을 개연성이 더 크다.

 

해란초는 씨앗에 날개가 달려서 이처럼 멀리 날아갈 수도 있고,

생명력이 강해서 기르기도 쉬운 식물이라는데,

왜 동해 바닷가에서만 무리지어 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서해나 남해안에도 비슷한 환경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다.

 

어떤 생명체나 그 모든 비밀을 다 알아낼 수는 없다.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 자연은 더욱 흥미롭다.

대자연의 신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경외심,

그리고 감탄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2012. 3. 18. 꽃이야기 50

 

 

 

좁은잎해란초

Linaria vulgaris Hill

 

바닷가 모래땅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40cm 정도.

남한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북방계식물이다.

북한 지방의 해안에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8월 경 개화.

한국(북부), 중국, 시베리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는잎꽁지꽃, 풍란초(風蘭草,북한)

 

(좌측 사진은 충남 청양의 고운식물원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