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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3. 28 (일) 전남 남부지역 탐사 (3)

 

 

그곳에서 불과 십여분 떨어진 춘란의 골짜기를 찾았다.

2년만에 다시 찾는 곳이다.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는 곳인지 그 때보다 풍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춘란의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면 영낙없이 십자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일주일 후면 부활절인데... 부활의 계절 봄에 썩 어울리는 모양이다. (15:30 경)

 

 

춘란이 유독 호남지방에만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가을에 잎이 시드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푸른 잎으로 겨울을 나는 보춘화는

충청 이남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같은 남부지방이라도 영남지역에서는 보기가 어려운 식물이라고 한다.

 

 

이곳 호남에서는 산마다 춘란이 없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복받은 땅이다.

 

 

사람들이 화분에 담아서 기르는 동양란은 대부분 혜란(惠蘭)이다.

원래는 보춘화처럼 한 꽃대에 하나의 꽃이 피는 난초(一莖一花)를 蘭이라 하고

꽃이 여럿 달리는 것(一莖多花)을 惠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혜에 난이라는 접미사가 붙어서

오늘날 화분에 기르며 애지중지 하는 난을 惠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16:30 경)

 

 

춘분이 지나서 다섯 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해가 중천에 있다. 

춘란의 골짜기에서 약 20분 순천쪽으로 가면 노랑제비꽃의 비탈이 있다.

비탈이 급경사인데다가 노랑제비꽃 외에는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는 밋밋한 비탈이다.

 

 

3년 째 노랑제비꽃을 찾아도 그림이 영 신통치 않다.

키 작은 이 제비꽃이 구조적으로 해바라기처럼 해를 보고 피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기가 매우 어려운 꽃에 속한다.

 

 

그나마 그림을 심심치 않게 하는 것이 밤나무 몇 그루와

모처럼 파란 하늘이었다. (17:30 경)

 

 

수많은 노랑제비꽃 중에서 단 한포기가 햇볓을 외면하고 있어서 역광으로 담을 수 있었다.

해바라기, 복수초, 노랑제비...그러고 보니 노란색 꽃중에서 해바라기 성향이 많은 것 같다.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3월 28일 탐사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