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일기예보가 마음에 드는 일요일이다.
열시쯤 순천 근교의 계곡을 찾았더니 젊은 여자 한 사람이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사연을 물은즉 지난 주에 꿩의바람꽃이 덜 피어서 일주일을 기다려서 다시 왔더니..
누가 꿩의바람꽃을 몽땅 캐갔다며 그 흔적을 가리켰다.
이런...아침부터 슬픈 소식을 듣다니...
만주바람꽃은 절정을 지나 꽃이 시들하다.
그래도 모처럼 좋은 볕에 감지덕지하며
어떻게든 의미있게 담아보려고 노력해 보았다. (10:30 경)
약간 구름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흰꽃을 담아내기에 오히려 좋았다.
언제보아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꽃이다.
더 찍고 싶었지만 볕이 좋아지면서 얼레지들이 활짝활짝 꽃잎을 제끼고 있었다.
이것으로 올해는 만주바람꽃과 작별을 고한다. (11:00경)
큰괭이밥을 찾으러 가는 길에 벌써 쨍쨍한 볕에 머리를 올린 얼레지가 발목을 잡는다.
이곳의 얼레지는 강원도 것보다 채도가 낮아 얼레지의 고혹적인 매력이 덜한 편이다.
자태가 예뻐서 담아본 것이다.
깔끔한 모습에 잘 쓰지 않는 세로 구도도 써보고...
바람에 누운 모습도 아름답다.
카메라의 채도와 색상을 한 스텝씩 올려도 이모양이다.(11:30 경)
큰괭이밥, 그리 귀한 꽃은 아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는지 자주 보지 못했다.
올해도 이곳은 좋은 때를 약간 넘겨버렸다. (12:00 경)
종이를 접어서 가위로 잘라낸 듯한 석 장의 잎모양이 아주 특이한 꽃이다.
하얀 꽃잎에 자주빛 줄무늬도 매력적인 아름다운 꽃!!
약속을 한 사람이나 우연히 만난 사람이나 대여섯 명이 모여서 꽃밭에서 점심을 먹었다.
즐겁고 아름다운 일이다. (13:00 경)
뭔가 멋진 그림을 그려보고는 싶은데 ...
예술적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 (13:30경)
이리저리 용을 써보아도 신통찮다.
아직도 담고 싶은 꽃은 많고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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