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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낮은 숲을 이루는 나무

오월의 눈송이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      Symplocos chinensis f. pilosa (Nakai) Ohwi

 

전국의 산지에서 2~5m 높이로 자라는 노린재나무과의 갈잎떨기나무.

잎은 길이 4~8cm의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는 자잘한 톱니가 있다.

5월에 원뿔모양꽃차례로 꽃이 피며 열매는 남색으로 익는다.

 

 

 

오월이면 가지마다 눈송이가 소복소복 쌓인 듯 피우는 꽃이 노린재나무다.

꽃술이 풍성하고 꽃잎보다 더 길어서 낱낱의 꽃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빙수기계에서 막 갈아낸 얼음 같기도 해서 팥빙수를 먹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노린재나무보다 한발 앞서 꽃 피는 윤노리나무는 나무와 잎 모양이 아주 비슷하지만 

꽃술이 꽃잎보다 짧아서 그러한 유혹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는 나무를 태운 재가 노르스름해서 얻은 이름이라는 유래설이 보편적이다.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인 박상진 박사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의 옛 이름 황회목(黃灰木)에서 유래했고,

연한 노란색을 띠는 재를 매염재(媒染劑)로 사용했다고 한다.(우리나무의 세계1, 김영사)

매염제란 염색하고자 하는 섬유에 염료를 잘 착색시키는 물질이다.

그런데 다른 자료를 보면 노린재나무의 옛 이름은 화회목(黃灰木)이고(익생양술대전, 학술편수관),

국어사전에서 황회목은 누르스름한 회색 물을 들인 무명으로 나와 있어서 정확한 고증이 필요하다.

 

노린재나무는 비슷한 나무가 두 가지 더 있는데 섬노린재나무와 검노린재나무다.

섬노린재나무는 잎이 원형에 가깝게 넓은데 끝이 갑자기 좁아져서 뾰족한 꼬리처럼 되고,

열매는 노린재나무의 밝은 남색을 띠는 열매에 비해 훨씬 짙은 남색을 띤다.

검노린재나무는 잎이 노린재나무보다 길쭉하고 열매가 남색이 살짝 도는 듯한 검은색이다.

 

(위로부터 노린재나무, 섬노린재나무, 검노린재나무의 열매)

노린재나무는 키 작은 나무여서 햇볕을 잘 받는 숲 가장자리에서 흔히 살지만

큰키나무들이 우거진 숲 그늘에서도 틈틈이 들어오는 햇볕으로 씩씩하게 잘 자란다.

양지에서 자라는 노린재나무는 비교적 홀쭉한 수형을 이루는데 비해 그

늘의 나무는 줄기를 최대한 편평하게 펼쳐서 한 줌 볕이라도 더 받는 모양이 된다.

 

노린재나무의 속명 Symplocos는 수술이 모두 꽃잎에 붙어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낙화를 보면 가운데에 암술과 씨방이 쏙 빠진 구멍이 있을 뿐 꽃 모양이 온전하다.

꽃잎과 수술이 모두 붙어서 온전한 모습으로 떨어지는 꽃이 더러 있기는 해도

노린재나무의 낙화는 얌전하게 내려앉은 흰 눈과 같아서 초하의 겨울풍경을 선물한다.

 

 

 

 

섬노린재      Symplocos coreana (H.Lév.) Ohwi

 

한라산 자락의 계곡 및 숲 가장자리에서 3~5m 높이로 자란다.

노린재나무에 비해 잎이 넓고 끝이 급히 좁아져서 꼬리처럼 된다.

열매는 지름 6mm 정도의 길쭉한 구형이고 짙은 남색이다.

 

 

 

 

(이우락 님 사진)

검노린재        Symplocos tanakana Nakai

 

경남, 전남, 제주도의 산지에서 최대 8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이 노린재나무에 비해 좁은 편으로 잎 끝이 서서히 좁아진다.

열매는 지름 6mm 정도의 길쭉한 구형으로 검은색으로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