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일기/탐사일기

인도여행기(8) 오르차의 왕궁과 사원



오르차에서 맞는 첫 아침, 열엿새 달이 질무렵 안개 속의 사원들이 그림이 되었다.







아침 해가 뜨면 사원들은 카멜레온처럼 색이 바뀐다.







사원 앞에서 사리를 입은 여인들을 촬영하고는 꽤나 좋은 이미지를 얻었다고 방심하다가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카메라는 중상을 입었다. 응급처치를 했지만 이 시간 이후에 내 카메라는 기능의 50%밖에 쓸 수 없었다.

귀국해서 수리를 맡긴 결과.... 금이 간 마운트의 핵심부를 교체하는 데 거금 35만원이 들었다. 


참 아픈, 그러나 별것도 아닌 사진이었다.





 


석양의 사원...







사원 속에 들어가 보았더니 텅텅 비어있었다.

무얼 하던 시설이었는지도 짐작할 수 없었다.








사원의 3층에서 본 베트와 강의 풍경







사원의 첨탑에는 독수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초록색의 앵무새들도 독수리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오르차는 16세기~18세기에 걸쳐 인도 중부지방에 존재했던 무굴제국의 제후국이었다.




오르차 마을에서 베트와 강 건너 옛 왕국의 궁전이 있다.

오르차의 왕은 이 궁전 라즈 마할에 살았고,

당시 쿠데타에 실패하고 도망 온 무굴제국의 3대 황제, 악바르의 아들 살림왕자를 위해

라즈 마할보다 크고 화려한 제항기르 마할을 바로 옆에 지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이 라즈 마할보다 살짝 높은 곳에 있는 제항기르 마할이다.

3년 후 무굴의 황제 악바르가 사망하자 이곳에 피신해 있던 살림왕자가 황제가 된다. 

그가 바로 4대 황제 자항기르인데, 그의 후원하에 이 오르차의 작은 왕국은 번영했다고 한다. 

 







라즈 마할에서 만난 인도 아가씨







제항기르 마할 가장 높은 돔 꼭대기에 오래오래 폼 잡고 있는 원숭이 한마리.

왕들은 가고 없는데 원숭이의 왕이 이 대궐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라즈 마할 서쪽 창을 통해 보이는 큰 사원....'차트르 부즈 만디르'라나.... 이름 한 번 길다.







꽤 규모가 큰 신전이고 위치로 보아 옛 왕국의 중심축에 있는 국가급 신전으로 보인다.







하루 뒤 사원에 들어가서 얻은 이미지







다시 라즈 마할. 왕비의 침실 천정







왕비 방의 벽화 역시 신화를 그린 것이다.







옛 왕국의 왕비가 나타났나? 인기 모델이 되었다.








아뿔싸! 이날의 주인공은 노란 옷의 신부였는데.... 카메라는 온통 분홍색 옷의 들러리에 집중되고 있었다.

노란옷 여인의 표정에 삐친 심사가 역력하다.  인도에서 찍은 사진 중에 참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궁전의 후원....왼쪽의 작은 궁전은 왕의 특별한 후궁을 위해 별채로 지은 궁전, 프라빈 마할이라고 한다.

이 후궁은 시도 잘 쓰고, 노래도 수준 급이고, 춤도 잘 춰서 왕의 총애를 받았고...

여느 후궁과는 달리 왕비도 갈구지 못하는 공간에서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제항기르 마할의 후문. 정문은 백성들과 관료들이 주로 드나들고, 왕은 주로 이 문을 통해 외출을 했다고 한다.







낙타 우리 밋밋한 기둥에 기대서서...







가지를 옆으로 뻗으면 가지를 지탱하기 위해 가지에서 수직으로 줄기와 뿌리를 내린다는 나무인데...

규모가 작아서 별로 그러한 특징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궁전의 내력과 인도의 역사를 거꾸로 공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