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에 자생지가 발견되었다는 통조화를 보고 싶어 길을 나섰다.
꽃차례가 이렇게 특이하게 생긴 꽃이다.
수꽃, 암꽃, 양성화가 있다는데... 화기를 제대로 잡지 못했는지 양성화로 보이는 꽃들만 만났다.
그나마 운이 좋았다.
이 나무가 자생하는 무인도에 가려면 바람, 풍랑, 안개, 너울... 모든 조건이 도와줘야 한다.
수술은 검게 퇴색되고 자세히 보면 가운데 씨방이 부풀고 있었다.
비록 다양하고 많은 개체를 만나지 못했지만...
먼 무인도, 낯설고 위험한 갯바위에 배를 대 준 선장에게 감사한다.
위험하고 힘든 곳 마다않고 탐사에 동참해준 꽃벗들도 고마왔다.
아쉬움이 많았던 첫 탐사였지만.... 다시 그곳에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년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다시 살곰살곰 생길는지도 모를
아름답고도 특별한 꽃이었다.
다른 섬으로 이동해서 삼지닥나무 군락을 찾았다.
십 년 전에 갔던 곳인데....
이 나무들은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
어쩌면 그 때 나무들은 수명을 다하고 그 다음 세대의 나무들인지도 모른다.
온갖 덤불이 얼키고 설켜서 어지럽지만 삼지닥나무의 수형을 짐작할 수 있다.
팥꽃나무과에 속하는 삼지닥나무는 ... 같은 과의 팥꽃나무, 백서향, 피뿌리풀 못지 않게 아름답다.
아마... 아주 아주 오랜 옛날에 마을에서 심어 기르던 것이 야화된 군락이지 싶다.
이 나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세 갈래로 가지를 친다. 그래서 삼지닥나무다.
자세히 보면 세 개씩, 세 개씩 가지를 친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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