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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낙엽지는 떨기나무

닥나무와 뽕나무의 추억 꾸지뽕나무

















 

꾸지뽕나무         뽕나무과

Maclura tricuspidata Carr.

 

중부 이남에 분포하며, 주로 남부지방의 숲가에서 3~8m 높이로 자란다.

어린 가지에는 줄기가 변한 긴 가시가 있고 줄기가 굵어지면 없어진다.

어린 나무의 잎은 세 갈래진 것이 많으나 오래된 나무는 갈래가 거의 없다.

암수딴그루로 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동글동글한 머리모양꽃차례가 달린다.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고향 마을에는 뽕나무와 닥나무가 많았다.

 농촌에서는 뽕잎으로 누에를 쳐서 명주를 짰고,

닥나무는 속껍질을 다듬어 한지의 재료로 팔았다.

지금은 명주와 한지의 수요가 크게 줄어서 그런 일을 하는 집이 거의 없다.


그 많던 고향의 뽕나무와 닥나무도 요즘은 보기 힘들어 졌다.

 소용이 없어져서 밭 둘레의 나무들은 베어지기도 했겠지만,

산자락의 뽕나무 닥나무는 왜 덩달아 사라졌는지 모를 일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뽕잎을 따내도 잘만 자라던 뽕나무였고,

가을에 가지를 몽땅 베어내도 이듬 해 또 그만큼 새 가지가 자랐던 닥나무였다.

모르기는 해도 옛날의 뽕나무와 닥나무는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나 칡덩굴들을 잘라주는 등

음으로 양으로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았지 싶다.


요즘은 낮은 산자락이나 들에서 꾸지뽕나무를 가끔 볼 수 있다.

이름처럼 꾸지나무와 뽕나무를 반반씩 닮은 나무다.

꾸지나무는 닥나무의 한 종류로 역시 한지의 재료로 쓰였고 재배식물의 범주에 속한다.

꾸지뽕나무는 이름도 모양도 뽕나무와 닥나무의 합성인데다가 잎으로 누에를 먹일 수 있고

 껍질에서는 닥나무와 같은 섬유질을 얻을 수 있다.



뽕나무 이름 앞에 붙은 꾸지굳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가 보편적이다.

나무가 굳다는 것은 단단하다는 의미고, 옛날에는 꾸지뽕나무로 활을 만들었고

 이 나무의 잎을 먹고 자란 누에가 만든 명주실로 활시위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겠지만 옛사람들이 뽕나무를 귀히 여겨 대접하는 것이 부러워서

 굳이뽕나무가 되고 싶어 얻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타향에서 꾸지뽕나무를 만나면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뽕나무와 닥나무가 밭둑과 뒷산 언저리에 널려있던 옛날의 풍경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어차피 뽕나무나 닥나무는 사람이 보살피지 않으면 숲에서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야생에서 굳세게 자라는 꾸지뽕나무에서 향수를 달래야 할까보다.


2019.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