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숲의 매력 마삭줄

 

마삭줄                        협죽도과

Trachelospermum asiaticum (Siebold & Zucc.) Nakai

 

남부지방과 서해안 도서지역의 산지에 분포하는 상록성 덩굴이다.

줄기에서 기근을 내어 나무나 바위를 타고 10m정도 줄기를 뻗는다.

5~6월에 새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3cm정도의 꽃이 핀다.

 

 

기후가 따뜻한 남해안과 제주도에서는 사철 푸른 숲이 많다.

이런 숲에는 덩굴식물들이 어우러져서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준다.

덩굴식물 중에서 마삭줄과 송악은 겨울에도 푸른 잎으로 여름의 느낌을 자아내고

초록의 양치식물들과 어울려 아열대의 온실에 간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마삭줄은 삼 마麻, 동아줄 삭索을 쓰므로 삼으로 만든 밧줄처럼 질기다는 이름이다.

옛날에 임시방편의 밧줄로는 썼을지는 몰라도 줄기가 뻣뻣해서 좋은 밧줄은 못된다.

 무언가 잡고 오르기 위해 이리 저리 휘면서 뻗어간 덩굴도 아름답거니와

사철 푸른 잎들 중에 홍일점 같은 붉은 잎이 섞여 있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늘 조금씩 잎갈이를 하면서 떠나기로 예정된 잎이 붉게 변하기 때문이다.

마삭줄은 줄기가 숲 바닥을 길 때는 꽃을 피우지 않다가

바위나 나무를 타고 어느 정도 올라가서야 꽃을 피운다.

높은 곳에서 결실을 맺어서 바람에 씨앗을 멀리 날려 보내려는 지혜일 것이다.

꽃이 피면 온통 함박눈을 뒤집어 쓴 듯도 하고 밤하늘의 무수한 별 같기도 하다.

 문득 은은한 향기에 이끌려 가까이 다가가면

다섯 갈래의 꽃잎이 작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듯하며 혼을 빼놓는다.

이러한 지경에 들면 마삭줄의 꽃말이 왜 ‘매혹’이 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덩굴식물은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과하게 번성한 것들을 보면 걱정스럽기도 하다.

타고 올라간 나무를 조이고 뒤덮어서 기어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덩굴이 많기 때문이다.

마삭줄은 올라간 나무를 뒤덮어서 혼자 햇볕을 차지하는 파렴치한 식물이 아니다.

그저 씨앗을 날려 보낼 위치에 적당하게 올라가서 매혹적인 자태를 뽐낼 뿐이다. 

 

마삭줄은 정원을 풍성하고 운치 있게 연출하는 훌륭한 데코레이션이다.

멋진 줄기에 아름다운 잎이 달리고, 동화 같은 꽃이 피면 향기도 좋다.

사람들이 많이 캐 가지만 남도의 숲에 지천으로 번성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2019.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