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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낙엽지는 큰키나무

서로 닮지 않은 층층나무의 형제들



 














(박찬숙님 사진)



층층나무

Cornus controversa Hemsl.

 

층층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로 동북아 온대 지역에 넓게 분포한다.

20m 높이까지 자라며 가지가 수평으로 돌려나서 여러 단의 층을 이룬다.

5~6월에 지름 10cm 정도의 편평꽃차례에 자잘한 꽃들이 빽빽하게 핀다.

    


 

산수유, 산딸나무, 말채나무 그리고 층층나무는 같은 속의 나무들이다.

 분류체계에서 같은 과 같은 속이면 친형제나 사촌이나 다름없는데

이 나무들은 이름부터 공통분모가 없고 꽃들의 모양도 크게 다르다.

이들이 공유하는 속명 Cornus는 라틴어에서 동물의 뿔을 뜻하는 'cornu'로,

 이 나무들의 재질이 뿔처럼 단단한 특징에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층층나무 꽃, 박찬숙님 사진)


이들 중에서 귀에 친숙한 산수유는 형제들과 가장 닮지 않은 편이어서

얼핏 보면 녹나무과의 생강나무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산수유는 중국 남부에서 들여와 약용식물로 재배하던 것이 마을 주변에 번져서

 '산수유마을'도 생기고 봄에 노란 꽃이 흐드러진 멋진 풍경도 연출한다

 

층층나무속 형제들 중에서 가장 멋진 나무는 단연 산딸나무다.

 이 나무는 5월에서 6월로 넘어갈 때쯤 꽃받침잎이 하얗게 변해서 꽃처럼 보인다.

 진짜 꽃은 그 하얀 꽃받침잎의 가운데에 자잘한 꽃 20~30개가 모여 있다.

산딸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흔하다.


층층나무속의 나무 이름들 중에서 속명과 가장 의미가 가까운 것은 말채나무다.

 나무가 단단하고 탄력이 있어서 말채찍으로 쓰기에 좋다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말채나무와 비슷한 곰의말채나무는 주로 남부지방에 분포하며,

 이 나무가 많은 일본의 구마노クマノ마을, 즉 곰들熊野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층층나무의 개화 모습, 박찬숙님 사진)


층층나무는 가지가 층을 이루어 돌려나고 꽃도 층층이 핀다는 이름인데,

 20미터 높이 까지 자라는 이 나무의 장관에서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진다.

층층나무 역시 단단한 줄기에서 그처럼 엄청난 꽃차례를 펼칠 수가 있는 것이다.

층층나무를 보다가 생뚱맞게 1995년의 삼풍백화점붕괴사고가 떠올랐다.


오백 명이 넘는 사망.실종자와 천 명에 가까운 부상자를 낸 이 사고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손실이 있었던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지상 5층 지하 4층의 건물이 순간적으로 시루떡처럼 층층이 가라앉은 사고였다.

수백만 년에 걸쳐 오늘날의 모습이 된 층층나무 같은 식물은 완벽한 구조물이다.

일찍이 식물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

때로는 공학자들도 자연을 통해서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

 

2018. 11. 13.

 

 

    




 

 

곰의말채나무

Cornus macrophylla Wall.


말채나무는 전국에, 곰의말채나무는 남부지방과 제주도, 울릉도에 분포한다.

15m까지 자라며, 잎의 측맥이 3~4쌍인 말채나무에 비해 4~7쌍이고 잎이 크다.

6월 중순에 새가지 끝에 지름 반 뼘 정도의 편평꽃차례로 꽃이 핀다.

    





 

산딸나무

Cornus kousa F.Buerger ex Hance

 

갈잎큰키나무로 중부 이남의 산지에 분포하고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흔하다.

10m까지 자라며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5~6월에 꽃받침잎이 흰색으로 변하고, 자잘한 양성화가 머리모양꽃차례로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