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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낙엽지는 큰키나무

당신은 이미 시가 되었습니다


 

팽나무

Celtis sinensis Pers.

 

남부지방의 바다가 가까운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팽나무과의 갈잎큰키나무.

줄기 지름 2m, 높이 20m 정도의 거목으로 성장하며 수명이 길다.

4~5월에 잎이 나옴과 동시에 꽃이 피며, 아래쪽에 수꽃이 위쪽에 양성화가 핀다.

 

    



(문성필님 사진) 

 

 

당신은 이미 시가 되었습니다

 

보석 같은 시어로 쓰지 않아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읽어주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시가 되었습니다

 

기나긴 세월의 무게가 당신의 허리에 앉았고

수많은 태풍이 저 많은 곡절을 남겼습니다

걸어온 발자국만큼이나 셀 수 없는 가지마다

얼마나 많은 해와 달이 머물다 갔는지요

 

소리 없이 찾아온 황혼에 낙엽 지고

지금 여윈 가지마다 흰 눈이 앉았어도

지난 여름 넉넉했던 그늘을 기억합니다

 

나의 아버지를 닮은 나무

봄마다 당신의 큰 그늘이 그립습니다

쓰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시가 되었습니다 


2018.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