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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낙엽지는 떨기나무

다윗의 하프를 닮은 덧나무



 


















 

덧나무

Sambucus sieboldiana (Miq.) Blume ex Graebn.

 

제주도의 낮은 산지에서 자라는 연복초과 갈잎떨기나무로 높이는 2~6m 정도다.

3월 하순에 황백색의 꽃이 원뿔모양꽃차례로 피고 여름에 열매가 붉게 익는다.

덧나무와 비슷한 딱총나무 꽃은 암술머리가 황색이고, 덧나무는 적색이다.

    



 

 

목동 다윗은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사울의 궁중 악사가 되어 하프를 연주했다.

연주를 듣고 난 사울이 다른 사람이 연주할 때 좋지 않은 소리가 나던 하프에서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운 음률이 나오는가하고 묻자 다윗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저의 노래가 아니라 하프 자신의 노래를 연주하게 했을 따름입니다.

저는 하프가 아직 어린 나무였을 때, 가지 위에서 작은 새가 노래하고

따스한 햇살을 받던 잎사귀로 일광욕을 즐기던 기쁨을 일깨워 주었고,

또 어느 날 사람들이 그를 벨 때 얼마나 슬펐던 지를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리도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기쁘게 하지 않았냐고 말했지요.

그러자 하프는 저의 말을 알아듣고 기뻐하면서 자기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덧나무를 처음 보았을 때 그 모습이 하프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나무에서 처음 나온 줄기가 옆으로 비스듬히 눕고 그 줄기에서 새 가지들이

나란히 수직으로 쭉쭉 자라는 모습이 하프의 현들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덧나무의 속명 Sambucus는 고대의 악기 Sambuce를 닮았다는 뜻의 라틴어인데,

모르기는 해도 덧나무를 보면 하프와 비슷한 악기였으리라고 쉽게 짐작이 된다

 

덧나무는 새로 나오는 가지의 성장이 우후죽순보다 훨씬 빠르게 보였다.

이른 봄새순이 돋기 시작해서 한 달 남짓 지나면 어른의 키를 넘게 자란다.

보통 나무들은 한 해 전에 나온 가지 끝에서 새로운 가지가 나오지만

이 나무는 원줄기에서 바로 새가지를 내므로 마치 가지가 덧나는 듯하다.

덧나무라는 이름도 이렇게 새 가지를 내는 모습과 관련이 있지 싶다.

다. 

                        (원줄기에서 새가지가 덧나와 빠른 속도로 자란 모습)


이렇게 급히 자란 탓에 목질이 부실해서 해묵은 가지는 쉽게 뚝뚝 부러진다.

실제 덧나무를 잘라보면 속이 해면질로 허술하게 채워진 층이 보인다.

그런데 재질이 약해서 잘 부러지는 덧나무의 추출물이 사람의 뼈가 부러진 데

효과가 좋아서 접골목接骨木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약재로도 쓰이고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018.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