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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늘푸른숲의 거목들

마이다스의 저주를 푼 참식나무



  


















  

참식나무

Neolitsea sericea (Blume) Koidz.

 

서남해의 섬과 울릉도의 산지에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늘푸른큰키나무.

암수딴그루로 10월 하순~11월에 생강나무 꽃과 비슷한 꽃이 핀다.

열매는 지름 1cm 정도로 이듬해 가을에 꽃 필 때 익는다.

    



 

따뜻한 남도의 해안과 섬에는 사철 푸른 난대림이 펼쳐져 있다.

이 숲을 이루고 있는 수십 종의 나무들은 모양과 높이가 어슷비슷해서

상당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기가 어렵다.

참식나무는 새잎을 내면서 이들 중에서 뚜렷하게 존재를 드러낸다. 



참식나무는 봄에 가지 끝에서 나오는 새잎이 유난히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멀리서도 금빛 잎이 보이면 저렇게 참식나무가 많았던가하고 새삼 놀란다.

 제주도에서는 동네나 밭담 주변의 바람막이숲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마이다스가 손대는 것마다 금이 되는 능력을 얻었을 때 시험 삼아 처음 손 댄 것이

참나무라고 하는데, 여러 언어로 옮겨지면서 참식나무가 와전된 건 아닐까 싶다.   

금이 아무리 좋다고는 해도 나뭇잎이 금이 되면 식물에게는 죽음으로 가는 저주다.

다행히도 금빛 잎을 만져보면 그 부드러움에 놀라면서 금이 아님에 안도를 한다.

어린 강아지의 귀처럼 보들보들하고 나긋나긋해서 실크나 벨벳천의 촉감보다 좋다.



참식나무는 같은 녹나무과의 생강나무 꽃과 비슷한 꽃을 가을에 피운다.

이 무렵에 지난 가을에 맺힌 열매가 빨갛게 익어서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다.

새로 핀 꽃과 지난해의 열매를 함께 보여주는 나무도 그리 많지 않다.

노란 열매를 맺는 나무는 노랑참식나무라고도하며 드물게 눈에 띈다.


(참식나무의 수꽃(왼쪽)과 암꽃(오른쪽))


마이다스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은 물론, 자신의 딸까지 금으로 변해버리자 황금손의 마법을 준

디오니소스에게 찾아가 자신의 헛된 욕망을 참회하고 강물에 손을 씻어 저주를 푼다.

참식나무의 잎도 오월이 되면 마이다스의 저주가 풀려 여느 잎처럼 초록으로 돌아간다.

 참식나무도 참회하며 탄식하듯 말한다.

황금의 잎이든 찬란한 청춘이든 그 또한 한 때 지나가는 것이라고...

 

2018.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