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마지막 기록이다.
6월 21일 (목) 오후
수삼무르에는 파란 꽃밭이 많다.
왜지치와 비슷한 식물이지만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보다 보편적인 이름인 물망초로 부르기로 한다.
수삼무르의 꽃들을 대표해서.... '날 잊지 말아요'라고 속삭인다.
그 사이에 드문드문 핀 꽃쥐손이도 거든다... 나도 잊지 말아줘요....
수삼무르를 떠나며 고갯길에서 뒤 돌아본 풍경.
수삼무르는 '키르의 푸른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 삼성건설이 뚫었다는 2.5km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가파른 경사를 내려간다.
두메양귀비와 비슷한 꽃들이다.
차들은 구비구비 지그재그로 이 산을 오르내리지만...
목동과 양떼는 가파른 경사를 직선으로 오른다.
저녁무렵 비쉬켁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이 나라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수파라'에 갔다.
수파라는 손님들이 그룹별로 들어갈 수 있는 여러 유르타로 구성된 대규모 레스토랑이다.
천정의 데코레이션이 그 수준을 짐작케 해준다.
약간의 봉사료를 지불하면 가수가 들어온다.
키르 가요, 아리랑, 러시아 민요등을 부른다.
떡 벌어진 한 상 앞에서 기념촬영.
이 곳 수파라에서 노래 부르는 가수만 해도 대여섯명을 보았으니 그 규모가 대단한 곳이다.
작년에 이어 이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한턱 크게 쏘아준 꽃벗에게 깊이 감사한다.
6월 22일 (금)
키르기즈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사실 이 나라의 수도 비쉬켁에는 별 볼거리가 없고, 주변에도 시간 보낼만한 곳이 없으나...
비행기 타기 하루 전날은 무조건 이 도시에 돌아와 있어야 안심이 된다.
저녁에 출발한다고 먼곳에서 돌아오다가 차가 퍼지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첫날 묵었던 4성급 가든호텔이다. 우리 일행이 들어서 태극기를 게양한 것이 아니라 늘 여섯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는 듯했다.
왼쪽부터 중국, 유럽연합, 키르의 이웃나라 카자흐스탄, 미국, 러시아,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기가 걸려있다.
이 나라에서 세계의 강대국들과 함께 우뚝 선 우리나라의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장면이다.
저녁 8시 반쯤 출발하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마땅히 시간 보낼 곳이 없어서 비쉬켁에서 1시간 거리의 국립공원에 갔다.
'알리 아르차'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와는 색깔이 다른 청설모가 쪼르르 달려나와 먹을 것을 달라고 한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개양귀비와 사리풀이 보였다.
개양귀비꽃 아래서 작은 백일홍을 닮은 꽃을 발견했다. 잎은 코스모스잎과 같았으니 전혀 생소한 꽃이다.
옆에 있던 꽃 벗이 '아이디카꽃'으로 명명하고 인증샷을 찍어주었다.
시내로 돌아와 비쉬켁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라운지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며 휴식했다.
비쉬켁시의 북쪽 풍경이다. 오른쪽에 있는 모스크가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고...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평원은 카자흐스탄 땅일 것이다.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 가까운 곳의 야외 레스토랑에서 이른 저녁을 하는데...
마침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티본스테이크가 우리 돈으로 만원 정도였는데 아주 훌륭했다.
키르기즈스탄은 설산과 호수와 초원과 별과 꽃이 천국과 같은 나라다.
내게는 이 나라의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더 아름다운 꽃이었다.
그리고 함께했던 꽃벗들도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다시 키르기즈로 떠날 그날을 꿈꾸며...여행기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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