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일기/탐사일기

키르기즈스탄 여행기 (2)

6월 29일, 사실상 키르기즈에서의 둘째 날이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이날이 키르기즈 꽃 탐사의 클라이막스였다.





여행 내내 이 차를 타고 세우고 싶은 곳에서 사진을 박고 다녔다.

성실하기 그지없는 기사는 늘 스마트폰으로 그곳 풍경을 찍어서 곧 출산 예정인 아내에게 보내고는 담배를 피웠다.

어느 하루는 너무 바빠서 사진을 보내지 않았더니 부인에게 혼났다며 슬픈 표정이 되기도 했었다.






숙소 앞에 있는 쐐기풀 종류. 우리나라에는 오리지널 쐐기풀이 없어서 혹시나하고 자료용으로 담아 두었다.






키르기즈에는 나무와 계곡이 있는 곳이 국립공원이다. 워낙 고산지대 나라다보니 나무가 귀하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어제 지나왔던 수삼무르 초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미모의 폴란드 여인.

폴란드에서 자전거로 이곳까지 1년 걸려서 왔다고 한다. 자전거 스페어 타이어도 처음 본다.

 40대 정도의 여자지만 존경스럽다. 나는 그 나이에 이런 야심찬 여행을 하지 못했다.






수삼무르로 들어가는 고개 정상...해발 3200미터 정도.






고개를 넘자말자 대 초원, 아니 꽃밭이 나타나고 꽃벗들은 감탄하기 시작했다.






유목민의 숙소다. 수백 킬로 떨어진 마을에 집과 축사가 있고 여름 한철 이곳에 와서 양을 살찌워 간다고 한다.






줌으로 당겨본 가족... 젊은 여인 둘, 아이 둘, 남자 하나가 있었는데... 일부다처제인가?






이곳에는 전기도 자동차도 스맛폰도 없지만 천국이 분명하다.

아이는 얼굴이 볕에 그을려 까맣다. 나의 어린 시절도 이러했다.

50여년 전, 나의 천국에 살던 내 모습을 찾아 나는 이곳으로 온 것이다.






이 풀밭에서 점심을 하고.... 지난 밤의 과음 + 식곤증으로 꽃벗들은 잠사 오수를 즐긴다.






이곳의 소들은 민들레를 먹고 큰다.

일행 중 어느 분이 그림을 그리면 소의 배에다 이곳의 꽃들을 그려넣고 싶다고 했다.






아름다운 꽃무늬 카펫을 밟고가는 꽃벗들은 행복하다. 






꽃이 무지 큰 점나도나물, 두메양귀비, (키르)미나리아재비, 민들레, 설앵초, 그리고 이름 모르는 수많은 꽃들이 만든 카펫이다.






설앵초는 약간 늦어 시든 꽃이 많았다. 멀리 하늘색은 왜지치 비슷한 물망초의 물결이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망연자실 바라보는 꽃벗...






촬영을 빙자해서 여전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친구...






나도 푹 파묻혔다. 기간내내 동반하며 안내해주셨던 박군서님이 스맛폰으로 보내준 사진이다.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가 이보다 아름다웠던가 싶다.






화사한 색깔로 손질해보았다.






이것이 오리지널 색감에 가까운 듯...






이 꽃들 중에서 금매화의 색깔이 가장 도발적이다.











잊지못할 수삼무르의 꽃밭과 작별을 고해야할 시간...






이름모르는 꽃들 여러가지를 시간이 되는대로 담아두었다.

이곳에는 백두산 정상처럼  봄, 여름, 가을꽃 가리지 않고 수십여 가지 꽃이 화르르 피었다 진다.

화르가즘을 느낀다.






여행을 마친 후에 박군서님이 보내온 이날의 사진이다.






수삼무르 초원의 중간 쯤 마나스 장군의 동상이 있다.

3대에 걸쳐 나라를 구했다고 하나...그 내용은 잘 듣지 못했다.






이날 밤은 수삼무르 초원의 한 가운데에 있는 리조트에서 묵는다.

모두 컨테이너나 천막자재들로 지었지만 깔끔하고 편안했다.






호스팅을 하는 동안에도 꽃벗들은 리조트 앞에 펼쳐진 풍경을 담는다.






숙소 문앞에도 꽃들이 천지였다.  서양톱풀인데 꽃이 분홍색이다.






이름 모를 꽃들이 많았다. 이 꽃은 현삼과의 꽃이려니 했다.






해가 길어서...오전에 대충 만났던 꽃과 같은 종류를 리조트 부근에서 찾았다. 






백합과의 식물인데... 우리나라에는 비슷한 것이 없어서 무어라 이름지어야할지...






지느러미엉겅퀴를 닮았으나 꽃이 검붉은 색이다.






이 리조트의 연회장에 전통의상이 걸려있어서 슬쩍 입어보았다.

흰색과 화려한 무늬의 디자인을 좋아했던 김봉남씨...

앙드레 김은 이 키르기즈의 의상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숙소 맞은 편 설산 위로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산 위로 은하수가 쏟아지던 밤....

이 밤에는 누구도 술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탐사일기 > 탐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르기즈스탄 여행기 (4)  (0) 2017.07.08
키르기즈스탄 여행기 (3)  (0) 2017.07.08
키르기즈스탄 여행기 (1)   (0) 2017.07.06
6월 중순 제주의 꽃들 (2)  (0) 2017.06.17
6월 중순 제주의 꽃들 (1)  (0) 2017.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