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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물 가까운 곳에서

물통과 물동이의 추억 물통이



 

물통이

Pilea peploides (Gaudich.) Hook. & Arn.

 

산지의 그늘진 곳이나 골짜기의 물가에 자라는 쐐기풀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5~10cm. 줄기는 털이 없고 반투명한 연녹색이다. 78월 개화.

꽃은 연한 녹색으로, 암꽃과 수꽃이 잎겨드랑이에 뭉쳐서 달린다.

 

 





 

 

물통이는 꽤나 특별하고 흥미로운 식물이다.

이 식물은 그 이름처럼 숲의 습한 계곡이나 웅덩이 주변에 사는

작은 풀이어서 식물에 관심이 덜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편이고,

잎겨드랑이에 눈곱만한 꽃을 피워서 꽃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물통이라는 이름은 도랑이나 물통 옆에서 흔히 자라는 까닭도 있지만

줄기가 물을 가득 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유래했을 것이다.

물통이의 줄기는 빛이 투과할 만큼 투명한 편이어서

마치 수액주사튜브처럼 그 속에 물이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물통이 군락, 배영구 님 사진)

메마른 땅이나 바위에 사는 선인장이나 바위솔 같은 식물들은

가뭄에 대비해서 줄기와 잎에 물을 저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 물통이는 물이 충분한 곳에서 무슨 까닭으로

줄기에 물을 가득 채우고 있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도랑물이 졸졸 흐르는 곳에서 줄기마다 물을 담은

물통이의 무리를 보면 옛날 공동수돗가의 풍경이 떠오른다.

1960년대 이전에는 서울에도 집집마다 수도가 들어가지 않아서

동네 공동수도 앞에 물통으로 줄을 세워놓고 차례를 기다려

한 통에 1원씩 내고 수돗물을 물지게로 져다 썼다.

 

(반투명한 줄기에 물이 가득한 물통이, 배영구 님 사진)


상수도가 그러했던 시절에는 인분은 똥통으로 퍼서 날랐다.

서울의 골목에서는 변소 쳐~~!’ 라든가 똥 퍼~~!’라는 똥장수의 외침,

두부장수의 땡그랑 종소리, '뚫어~~'하면서 치는 굴뚝청소부의 징소리,

그리고 밤에는 메밀묵, 찹쌀떡장수의 구성진 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그리운 추억의 소리가 되었지만, 아홉 살 쯤 산골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던 나는 도시의 번잡한 소음이 영 못마땅했다.

아이는 고향의 아낙들이 우물물을 길어 물동이를 이고 가는 정경과

그 물동이의 물이 찰랑대는 소리와 바가지가 떠다니는 소리를

그리워하면서 방학이 오릭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었다.


  

2017. 1. 12.




 


 

 


산물통이

Pilea japonica (Maxim.) Hand.-Mazz.

 

습기가 있는 산지의 그늘에 자란다. 높이 10~20cm.

잎가장자리에는 몇 개의 부드러운 톱니가 있다.

8~10월 개화. 꽃의 길이는 1~3mm로 꽃줄기 끝에 모여 핀다.

 

 









큰물통이

Pilea mongolica Wedd.

 

산지의 물가나 습지에 자란다. 높이 30~50cm.

7~8월 개화. 잎겨드랑이에 수꽃과 암꽃이 모여 핀다.

큰물통이의 잎가장자리 톱니는 둔하고 곡선형이며,

비슷한 모시물통이의 톱니는 뾰족하고 직선형이다.

 

 






몽울풀

Elatostema densiflorum Franch. & Sav.

 

산지의 그늘진 습지에 자란다. 높이 10~25.

줄기는 연하고 황록색의 털이 있다. 잎은 2열로 배열한다.

7~9월 개화. 경기, 충북, 제주에 드물게 분포한다.

[이명] 복천물통이, 멍울물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