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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남도와 섬들에서

여뀌 집안의 새아씨 메밀여뀌



 

메밀여뀌

Persicaria capitata(Bush.-Ham. ex D.Don)H.Gross

 

양지바른 들에 자란다. 줄기 길이 50~80cm. 높이 10~15cm.

줄기가 길게 뻗으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친다.

잎 가운데에 V자형의 짙은 녹색 무늬가 있다. 8~10월 개화.

꽃차례의 지름은 7~10mm, 낱꽃의 지름은 1mm미만이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양지바른 해안 가까이 분포한다.

 

 

 



201359일 여뀌 집안에 새 식구를 맞이하는 경사가 있었다. 

메밀여뀌라는 예쁜 귀화식물이 정식으로 여뀌 족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많은 여뀌들이 이제 우리 집안에도 내로랄 꽃이 생겼다고 축하했으나,

그동안 여뀌 집안에서 귀염을 독차지하던 기생여뀌는 배가 아파왔고,

기생여뀌에 밀려 빛을 못 보던 꽃여뀌는 속으로 고소해하는 눈치였다.

지금까지는 여뀌집안의 막내이자 제주도에만 있어서 인기를 누리던

덩굴모밀도 내심 자기에 대한 관심이 덜해질까 걱정하는 기색이었다.

  

  

메밀여뀌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꽤 오래 전에 도입되어,

개모밀, 개모밀덩굴, 폴리고눔 카피타툼 등으로 불리어 오던 원예식물이었다.

그리고 201211월에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처음 오를 때만 하더라도

마디풀속인 Polygonum capitatum 이라는 학명으로 귀화를 허가받았는데,

이듬해인 20135월에 여뀌속(Persicaria)으로 학명이 정정되었다.

 

사실 식물분류에 문외한인 아마추어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야생화에 대해 웬만큼 아는 사람이 이 식물을 야생에서 만났다면

어? 이 산여뀌는 참 예쁘네?’할 정도로 산여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산여뀌보다 꽃차례가 완전하게 둥글고 덩굴성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런 식물이 처음에는 여뀌속의 식물과는 거리가 먼 마디풀속으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랐던 것이 잘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메밀여뀌는 이미 그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1년부터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야화된 상태로 관찰되어 오랫동안 귀화 심사를 받아왔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아름다운 식물 하나가 우리의 식물가족이 된 일은 경사다.

비록 기생여뀌나 덩굴모밀이 질투를 하더라도 메밀여뀌가 번성하면

들로 산으로 자연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호강시켜 줄 것이다.

다만 메밀여뀌는 야생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예뻐서 탈이다.

 

2016. 12. 13.






 

덩굴모밀

Persicaria chinensis (L.) Nakai

 

바닷가에서 자라는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 길이 1m 정도.

줄기는 둥글고 옆으로 뻗거나 나무 위로 오르면서 가지를 친다.

9~12월 개화. 지름 1mm 정도의 꽃이 가지 끝에 뭉쳐 달린다.

제주도의 남쪽 해안지대에 자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