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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양지바른 들에서

풀밭에 수의를 입히는 실새삼


  

실새삼

Cuscuta australis R.Br.

 

콩과, 국화과 쑥속의 초본에 주로 기생하는 메꽃과의 한해살이풀.

덩굴성으로 길이 50cm 정도. 줄기는 실같이 가늘고 잎은 비늘같이 작다.

78월 개화. 꽃은 줄기 중간에 지름 3mm 정도의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꽃잎 안쪽의 부속체가 미국실새삼보다 작고 끝이 Y자 모양으로 갈라진다.

 

 




 

실새삼은 새삼과 함께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살아온 식물이다.

새삼의 어원은 15세기 초에 간행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

나오는 조이마’(鳥伊麻)라는 향명으로, 새의 삼이라는 뜻이다.

실새삼은 새삼보다 줄기가 가늘어 실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으로,

반그늘에 사는 새삼에 비해 양지바른 들에서 흔히 보인다.

 

새삼 종류들은 숙주식물에서 영양을 빨아먹는 기생식물이어서

숙주를 말려죽이기 때문에 자신 또한 한 해밖에 살 수 없다.

그리고 이듬해에  싹이 터서 다시 기생할 식물을 찾아 덩굴을 감고

기생근으로 숙주를 뚫고 들어가면 원래의 뿌리는 말라 없어진다.


(미국실새삼)  

실새삼은 영양이 풍부한 콩과 식물에 흔히 기생하므로

콩밭을 망치는 식물이기도 하고, 쑥이나 벼에 기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언젠가 우리나라에 건너온 미국실새삼은 숙주를 가리지 않고

기생하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실새삼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먹이가 비슷한 종이므로 세력 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미국실새삼은 꽃 안쪽의 비늘조각이나 암술머리 모양에 작은 차이가 있어서

실새삼과 구분하기 어렵고, 다른 종으로 분류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아무튼 미국실새삼 뿐만이 아니라 이름에 미국이 붙은 식물들, 이를테면

미국쑥부쟁이, 미국자리공, 미국가막사리 등의 식물들이 번식력이 왕성해서

근연종의 토종식물들을 밀어내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다.


(새삼) 

예로부터 새삼과 실새삼의 줄기는 토사(菟絲), 씨앗은 토사자(菟絲子)라고 하여

몸에 활력을 보충하는 건강식품이나 치료제 등으로 쓰여 왔다.

이 약재의 효능 중에서 특히 남성의 기력에 좋다는 입소문이 많이 나면

콩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일손을 좀 덜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새삼이 다른 식물의 영양을 빼앗아 죽이는 것은 타고난 생태이므로

옳고 그름을 따질 일도 아니고 탓할 수도 없는 자연의 섭리다.

다만 이들이 누렇게 번지는 풀밭을 보면 삼베 수의를 널어놓은 듯하여

그 밑에서 말라죽어가는 식물들이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삼베를 짜는 삼에서 유래한 실새삼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2016. 11. 19.

 




  

 

미국실새삼

Cuscuta campestris Yunck.

 

빈터나 들에 자라며 숙주를 가리지 않고 다른 초본에 기생한다.

덩굴성으로 길이 0.5~1m. 줄기는 지름이 1~1.5mm로 가늘다.

7~9월 개화. 꽃은 지름 2mm 정도로 줄기에 몇 개씩 모여 달린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실새삼에 비해 꽃잎 안쪽의 인편 부속체가

크고 끝이 술처럼 발달하며 암술머리가 공 모양인 차이가 있다.

 




새삼

Cuscuta japonica Choisy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다른 식물에 기생해서 자란다.

덩굴성으로 길이 3~5m. 줄기는 지름 2mm 정도이다.

땅 속의 뿌리가 없어지고, 줄기에서 기생뿌리가 나와

숙주식물의 피질에 침투한다. 7~10월 개화.

꽃부리는 3.5~4mm의 긴 타원모양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