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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양지바른 들에서

석류풀은 석류의 무엇을 닮았나


 

석류풀

Mollugo pentaphylla L.

 

밭이나 공터에 자라는 석류풀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30cm.

밑부분의 잎은 3~5개가 돌려나고, 윗부분의 잎은 마주난다.

7~10월 개화.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 지름 3~4mm의 꽃들이 달린다.

중부 이남에 주로 분포한다.

 

 



 

석류풀은 한 번만 밭농사를 쉬어도 밭에 가득 차는 잡초다.

여느 잡초처럼 한 해 안에 싹이 터서 오랫동안 자잘한 꽃을 피우고

수백 개의 씨앗을 만들어 땅속에 종자은행에 저장한다.

석류풀은 원래 우리나라에 살고 있던 식물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열대 아메리카에서 큰석류풀이 들어와서 석류풀을 밀어내고 있다.

 

석류풀은 일본에서도 같은 뜻의 이름인 석류초라고 불리며

이름의 유래는 잎이 석류나무의 잎을 닮은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문헌에서 석류풀의 옛 이름이나 향명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이름 역시 일본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석류는 우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겼던 과실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천재로 알려진 율곡 선생이 세 살 적에 석류 열매를 보고

석류 껍질 안에 붉은 구슬이 부서져 있네’(石榴皮裏碎紅珠)

라는 한시 구절로 답을 했다는 일화도 전해져 오거니와,

여러 시가(詩歌)나 민화나 장식에서도 석류가 많이 등장한다.

 

어릴 적 고향에서도 집집마다 석류나무 한 그루쯤 있었다.

달콤하고 아삭한 맛이 약간은 있었지만 지나치게 시어서

먹을 것이 별로 없었던 그 시절의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았고,

그저 조상님들 제사상 한 접시를 장식하는 과일로만 알았다.


 

나이가 들어서야 석류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과일임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씨앗을 품은 석류는 바로 다산(多産)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농경시대의 다산은 집안의 번성이었고, 조상에 대한 도리였고,

농사를 짓는 노동력의 원천이 되었기 때문이다.

 

석류풀이 정말 석류를 닮은 것은 단순한 잎 모양에 있지 않고

땅 속의 수많은 종자에서 엄청난 번식력이 잠재하는 것이다.

 

2016. 11. 12.

 

 



 

 큰석류풀

Mollugo verticillata L.

 

밭이나 공터에 자란다. 높이 10~25cm.

줄기 윗부분의 잎은 가늘고 긴 선형으로 4~7개씩 돌려난다.

7~10월 개화. 자잘한 흰꽃이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전국에 분포한다.

잎이 마주나는 석류풀과 달리 한마디에 4~7장의 잎이 돌려나고

지면을 덮을 정도로 가지를 많이 치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