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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산과 들 사이에서

귀엽고 지혜로운 식물 배풍등


 


배풍등

Solanum lyratum Thunb. ex Murray


낮은 산지의 숲 가장자리나 길 가에 자라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보통 다른 식물들에 의지하여 3m까지 자라고 줄기 끝은 덩굴성이다.

6~9월 개화. 꽃잎이 뒤로 젖혀지며 꽃의 길이는 7~8mm이다.

작은 바나나처럼 생긴 수술들이 암술대를 싸고 가운데에 뭉쳐 있다.

    



 

 

배풍등은 낮은 산자락의 숲 가장자리에서 볼 수 있는 덩굴식물이다.

여름에는 배드민턴의 셔틀콕을 닮은 작고 하얀 꽃이 귀엽고,

겨울에는 빨갛고 탱글탱글한 열매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어쩌다 콘크리트 숲 같은 도시의 작은 화단에서 배풍등을 만나면

씨앗에 날개도 없으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 왔는지 신기했다.

  

  

빨간 열매를 맺는 식물은 대체로 열매를 새들의 눈에 잘 띄게 해서

먹이를 제공하고 새의 배설물을 통해 씨앗을 퍼뜨린다.

가지과 식물의 열매에는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성분이 있지만

그런 성분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작은 새도 있는 모양이다.

 

이 솔라닌이 신경계통이나 소화기 계통에 어떤 작용을 해서

함부로 먹으면 독이 되지만 잘 조제하면 약이 된다고 한다.

배풍등(排風藤)은 한약재의 이름이 식물의 이름으로 된 경우로,

()을 배제(排除)하는 약효가 있는 덩굴로 풀이할 수 있고,

()자는 등나무처럼 덩굴로 자라는 데서 쓰인 듯하다.


  

그런데 이 배풍등의 덩굴은 여느 덩굴식물과 다르다.

보통 덩굴식물은 타고 올라갈 식물을 옥죄듯이 칭칭 감거나

덩굴손을 함부로 뻗어 의지가 되는 식물의 모습을 망가뜨리는데 비해

배풍등은 곧은 줄기를 가볍게 걸치듯이 뻗으며 꼭 필요한 곳에서만

한 번씩 감아주기 때문에 두 식물이 모두 편안한 모습으로 자란다.

 

배풍등이 자라는 모습에서 사람간의 관계도 배울 점이 있다.

가족이나 친구사이도 칡() 덩굴이나 등()나무처럼 과하게 얽고

의존하고 독차지하려 하면 당연히 갈등(葛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꼭 필요할 때 한두 번 가볍게 감싸면서 여유롭게 줄기를 뻗어가는

배풍등의 덩굴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지혜롭고 매력적이다.

 

2016. 10. 6.






 

 

좁은잎배풍등

Solanum japonense Nakai

 

주로 산지에 자란다. 전체에 털이 거의 없으며

가지가 갈라져 윗부분이 덩굴처럼 길게 뻗는다.

6~8월 개화. 꽃은 연한 보라색으로 가운데가 녹색이다.

배풍등에 비해 꽃 색이 짙고 잎이 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