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나물
Smilax riparia A.DC.
산과 들에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덩굴성으로 길이 1~2m.
가지를 많이 치고 잎자루 밑부분의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는다.
6~8월 개화. 꽃은 암수딴그루로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차례에
15~30개 정도 달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껌을 처음 만난 것은 아마 6.25 무렵일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 껌을 대량생산하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었고,
전쟁 기간 중 미군 한 명이 1년에 3000개의 껌을 씹었다는 통계가 있다.
전쟁터의 아이들이 ‘기브 미 껌’하며 졸졸 따라다녀서 준 껌도 많았으리라.
(밀나물)
전쟁이 끝난 후에는 장에 갔던 어른들이 가끔 껌을 사왔다.
그 시절에 껌은 하루 종일 씹어도 없어지지 않는 신기한 과자였다.
8촌 형제까지 이웃에 살던 대가족시대에는 껌 한 통을 사오면
한 개를 반의 반 토막씩 골고루 나누어 맛을 보았던 정이 있었다.
아이들은 씹던 껌을 벽에 붙여놓았다가 두고두고 씹었다.
그 시절 아이들은 창의성을 발휘해서 껌을 만들어 씹기도 했다.
들에서 만나는 작은 열매를 까면 쫀득쫀득한 젤리 같은 것이 나왔다.
그것을 모아서 밀 몇 알과 함께 씹으면 껌처럼 질긴 반죽이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껌을 씹은 것이 아니라 껌 만들기 놀이였다.
(선밀나물)
요즘은 쫀드기라는 과자가 있다고 들었지만, 그 무렵의 아이들은
껌 베이스를 만드는 천연치클을 대신한 그 열매를 쫀드기라고 불렀다.
5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꽃 탐사길에 쫀드기와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쫀드기는 그 시절 옛 친구의 얼굴과 함께 어렴풋한 기억으로 살아났다.
그 때 쫀드기라고 불렀던 열매가 지금 보니 바로 밀나물의 열매였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농촌에서는 밀농사를 많이 지었다.
밀나물에 ‘밀’이 들어간 까닭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는 없으나,
옛 일을 더듬어 보니 그 열매의 쫀득한 성질과 밀가루 반죽의 끈기가
어떤 관련이 있어서 얻은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2016. 10. 17.
선밀나물
Smilax nipponica Miq.
산과 들에 자란다. 높이 20~80cm. 줄기는 곧게 서고 윗부분은 약간 휜다.
잎은 넓은 타원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밀나물과 달리 덩굴손이 없다.
4~6월 개화. 암수딴그루로 줄기 중간 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8mm
정도의 꽃 10~30송이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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