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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양지바른 들에서

쥐꼬리망초 쥐꼬리풀 쥐꼬리월급




쥐꼬리망초

Justicia procumbens L.


산기슭과 들에서 자라는 쥐꼬리망초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40cm.

가지를 많이 치며,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긴 타원 모양이다.

7~10월 개화. 가지 끝에 이삭모양으로 곧게 서서 2~3송이씩 핀다.

꽃의 길이는 7~8정도로 위 입술은 작고 두 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아래 입술은 크고 세 개로 갈라지며 적색 반점이 있다.

 



 

쥐꼬리망초와 쥐꼬리풀은 이름만 비슷할 뿐,

식물분류계통으로는 별로 관계가 없는 식물들이다.

쥐꼬리망초는 도심의 공터나 들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풀로

여름부터 자잘한 꽃을 피워 올려 기다란 쥐꼬리모양이 된다.

쥐꼬리풀은 전라남도나 안면도 등지에 드물게 자라며

봄에 쥐꼬리 모양의 꽃차례로 하얀 꽃들을 피운다. 

   

집안은 다르지만 이들은 같은 추억을 불러다 주는 메신저이다.

이런 풀들을 만나면 학교에 쥐꼬리를 잘라 갔던시절과

쥐꼬리 월급을 받아가서 아내에게 미안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요즘 생각해보니 이 쥐꼬리 월급이 여간 재미있는 말이 아니다.


(쥐꼬리망초, 서울)  

식량이 모자랐던 6,70년대에 식량의 10%를 넘게 쥐가 먹었다고 한다.

달마다 쥐잡기운동을 했고 그 증거를 학교에 제출해야 했는데,

죽은 쥐를 가져오는 대신에 쥐꼬리 열 개를 잘라오라고 했다.

    쥐꼬리숙제에 비유하자면, 쥐꼬리 월급이란 액수가 적다기 보다는

몸통은 사라지고 월급의 꼬리만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외상 술값이 월급의 몸통이었던 듯도 하지만,

몸통의 30% 정도는 저축을 강요당하던 시대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쥐꼬리시대의 사람들은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었다고들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경제만큼은 큰 성취를 이룩한

요즘 사람들의 행복감은 오히려 소득의 증가와 반비례하고 있는 듯하다.

가난은 분명 불편한 것이지만 그 대신 의욕과 희망을 불타게 하고,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서로 돕게 하고 성실하게 만든 위대한 스승이었다.

   

(쥐꼬리풀, 전남 해남) 

중국의 세계적 석학이었던 임어당(林語堂)의 말이 새삼스럽다.

그는 1968년에 한국에 와서 혹독한 가난과 시련에 직면한 젊은이들에게

불평과 원망보다는 감사와 용기를 가지라는 희망을 주고 갔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은 이 말이 준엄한 경고의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선진국 젊은이들은 잘 사는 부모 덕으로 물질이나 삶의 질이

이미 풍요롭기 때문에 앞으로는 내려오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딸로 태어났기 때문에

내려갈 곳이 없다. 위로 올라갈 길만이 주어져 있다.

그 높은 희망과 가능성이 곧 행복이다.

 

2016. 10. 5.











쥐꼬리풀

Aletris spicata (Thunb.) Franch.


산기슭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70cm. 잎은 좁고 가늘며 3개의 맥이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7월 개화.

지름 1~1.5mm정도의 꽃이 이삭모양꽃차례로 달린다.

꽃줄기는 곧게 서며 흰색 털이 있고 포는 좁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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