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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양지바른 들에서

무릇의 유래를 찾아서



   무릇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봄과 가을에 2개씩 나온다. 7~9월 개화.

지름 5mm 정도의 자잘한 꽃들이 꽃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꽃덮이조각과 수술은 각각 6개이며 암술은 1개이다.

 

 




무릇이라는 꽃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에서 무릇이 샘처럼 물이 나는 땅 위에 자란다는 뜻의

물웃을 무릇의 어원으로 설명하고 있는 자료가 많다.

그러나 무릇은 물 가까운 곳에 자라는 식물이 아니므로

'물웃'설은 무릇의 생태와 맞지 않는 유래설이다.

 

어떤 학자는 물웃어원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학자 하야시가

'릇'의 'ㅡ'모음을 'ㅜ'로 잘못 표기한 데서 비롯된 오류고,

15세기의 <구급간이방>에 나오는 물옺이나 모롭을 바른 어원으로 보았다.

그리고 물옺()이 든 꽃대가 위로 웃자란 꽃차례로 풀이했는데,

어원에 대해서는 믿음이 갔지만 그 풀이는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물의 색이란 주변에 따라 오만가지로 변하는 주관적 허상에 불과하고

위로 웃자라는 꽃차례는 식물계에서 태반을 차지하는 현상이 아니던가.

게다가 정명이든 이명이든 이름에 무릇이 들어간 식물들, 예컨대 꽃무릇,

중의무릇, 끼무릇으로도 불리는 반하, 까치무릇 산자고, 가재무릇 얼레지

등등의 면면을 보면 이들은 제각각 전혀 다른 모습의 꽃차례를 이루며,

이들 중에서 꽃무릇과 끼무릇은 같은 백합과의 식물도 아니다.

 

이 식물들은 대체로 식용하거나 약재가 되는 굵은 알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무릇물옺이나 모롭'의 발음이 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이 식물들의 굵은 알뿌리를 총칭하는 옛 이름씨일 뿐,

물과 엮어서 풀이하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어설프게 여겨진다.

 


이제는 푸른 하늘 아래 무리지어 피는 무릇을 보며

10여년이나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난제를 잊으려 한다.

푸른 바다와 검은 바위 앞에 피는 분홍색 무릇들은

그저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라 한다.

 

2016.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