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장포
Tofieldia nuda Maxim.
습기 있는 바위 표면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잎은 3~7개의 맥이 있으며 밑쪽이 안쪽의 잎을 마주 안는다.
7~8월 개화. 지름 6~8mm 정도의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수술은 6개이며 꽃덮이와 길이가 비슷하다. 강원, 평북 등지에 드물게 분포한다.
물가의 그늘진 바위에 붙어 자라는 꽃장포와 석창포는
잎 모양만 비슷할 뿐 식물 분류 계통으로는 거리가 먼 식물이다.
꽃장포는 백합과의 식물이고 석창포는 천남성과에 속한다.
그런데 이름만으로 보면 꽃장포와 석창포는 상당한 관련이 있다.
(꽃장포)
꽃장포는 우리나라 자료에서는 그 이름의 유래를 찾아볼 수 없으나,
일본의 도감에는 ‘꽃이 아름다운 석창포’라는 뜻이라고 나와 있다.
꽃장포의 일본명은 ‘하나제키쇼’(はなぜきしょう)로 직역하면 ‘꽃석창포’이다.
꽃장포는 1949년 <조선식물명집>을 만들 때 지은 이름으로 보이며,
이 때 일본의 식물명을 많이 참고로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여기서 약간의 추리를 보태자면, 일본 이름대로 ‘꽃석창포’로 하자니
남의 이름 그대로 베낀 듯해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고,
부르기 쉽게 ‘꽃창포’로 하자니 단오 때 머리를 감는 창포와는
잎 모양과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서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 ‘꽃장포’로 부르던 Iris ensata 를 ‘꽃창포’로 바꾸고,
이 Tofieldia nuda 에게 '꽃장포’라는 이름을 준 듯하다.
결과적으로 '장포=석창포'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석창포)
간단하게 이름의 내력을 정리한다는 것이 이 정도다.
이런 연유로 '꽃창포는 원래 꽃장포였고 꽃장포의 이명은 꽃창포’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이면 무슨 말장난처럼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이 꽃장포의 아름다운 모습에 탐욕의 손길이 뻗쳐서
해마다 많은 꽃벗들이 찾던 자생지가 황폐해졌다고 한다.
이름 얻기도 기구했던 꽃장포가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2016. 9. 8.
'꽃나들이 3 > 물 가까운 곳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족 蛇足이 달린 이름 물꽈리아재비 (0) | 2016.10.05 |
---|---|
물꼬리풀 (0) | 2016.09.28 |
논두렁의 아이와 수염가래꽃 (0) | 2016.09.17 |
누가 단양쑥부쟁이를 살렸나 (0) | 2016.07.12 |
께묵의 바른 이름은 깨묵이다 (0) | 201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