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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습지와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매운 풀, 여뀌

 

여뀌

Persicaria hydropiper (L.) Spach

 

들이나 시냇가에 나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40~80cm.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홍갈색을 띠며 곧게 선다.

잎은 버들잎 모양으로 어긋나며 매운 맛이 난다.

6~9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 잎과 줄기의 즙으로 고기를 잡는다.

한국 및 북반구 온대에 분포한다.

[이명] 버들여뀌(북한명)

 

 

 

 

 

 

여뀌는 본성이 매운 식물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꼬칫대(고춧대의 경상도식 발음)라고 불렀다.

냇가에 흔히 자라는 이 풀을 한 아름 짓찧어서 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그 매운 맛에 정신을 못 차리고 둥둥 떠 다녔다.

영어 이름 ‘water pepper’나 종소명 ‘hydropiper’ 도 물고추라는 뜻이다. 

 

그런데 물가에는 여뀌 비슷한 것, 요즘 말로 짝퉁들이 많아서

눈살미가 있는 아이가 아니면 원조 여뀌를 잘 골라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짝퉁들은 ‘여뀌’ 앞에 수식어가 붙은 것들이었다.

이들 여뀌들은 다른 것에 투자를 하다 보니 매운 맛이 없다.

 

이를테면 흰꽃여뀌는 여뀌답지 않게 큰 꽃을 피우고,

기생여뀌는 좋은 향기와 찰싹찰싹 달라붙는 액체를 만들고,

가시여뀌는 가시를 만드느라 매운 맛을 잃은 듯하다.

이 여뀌(Persicaria 속) 가문에는 서른 가지가 넘는 여뀌들이 있어서

식물학자라도 여뀌 전문가가 아니면 그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기생여뀌, 함평)

여뀌는 붉은색 꽃을 피우며 그 맛도 매워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의 ‘逆鬼’에서 나온 이름일는지도 모른다.

옛날사람들은 잠자는 동안에 귀신이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이불의 겉을 검은색 천으로 하되 위쪽에는 붉은 천을 덧대었다.

동지에 붉은 팥죽을 끓여먹는 것도 잡귀를 쫓는 의미가 있었다.

 

내 고향에서는 봄과 가을에 동네제사(洞祀)를 지냈다.

이 제사는 마을의 수호신인 동네 할배를 모시는 제사로,

집집마다 차례를 정해서 지냈으므로 20년에 한 번쯤 돌아왔다.

동네제삿날은 동네에 잡귀가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골목길 마다

몇 발짝 간격으로 붉은 흙을 뿌려놓았다.

 

고향 사람들은 부처님과 동네 할배와 조상님을 모두 공경했다.

그 무렵은 요즘처럼 유교, 불교, 토속 신앙 등으로

구분해놓고, 편가르기를 하거나 서로 배척하지 않았다.

그것은 미신이나 우상숭배라기보다는 깨달은 분과 조상에 대한

공경과 사랑이었고 하늘과 땅에 대한 경외와 겸손이었다.

 

여뀌의 이름이 귀신을 쫓는 ‘逆鬼’에서 온 것이 아닐까하고

옛일을 더듬다보니 이야기가 상당히 먼 길로 샜다.

 

 

2013. 8. 22. 꽃 이야기 295.

 

 

 

 

 

 

 

바보여뀌

Persicaria pubescens (Blume) H. Hara

 

습지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40~80cm.

여뀌와 가장 비슷하다. 여뀌는 털이 없는데 비해

털이 있고, 잎 뒷면에 검은 점이 있고 매운 맛이 없다.

8월 개화. 한국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 분포한다.

[이명] 점박이여뀌

 

 

 

 

흰꽃여뀌

Persicaria japonica (Meisn.) H.Gross ex Nakai

 

습기가 많은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마디가 길며 적갈색이다.

잎 가장자리와 뒷면 맥에 거세고 짧은 털이 있으며

잎자루가 짧다. 7~9월 개화.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개여뀌

Persicaria longiseta (Bruijn) Kitag.

 

들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원통형이다.

6~10월 개화.

한국, 동남아시아,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여뀌(북한명)

 

 

 

 

장대여뀌

Persicaria posumbu var. laxiflora (Meisn.) H. Hara

 

산이나 들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35~60cm.

줄기는 가늘고 연하며, 밑부분에서 가지를 많이 친다.

잎 양면에 약간의 털이 있고 간혹 검은 반점이 있다.

6~9월 개화. 줄기와 잎을 약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지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꽃여뀌, 줄여뀌

* 개여뀌에 비해 잎이 짧고 넓으며, 꽃이 드물게 달린다.

 

 

 

기생여뀌

Persicaria viscosa (Buch.-Ham. ex D.Don) H.Gross ex Nakai

 

들이나 연못, 습지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40~150cm.

전체에 긴 털과 선모가 있으며 향기가 좋다.

6~9월 개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향여뀌(북한명)

 

 

 

 

 

 

털여뀌

Persicaria orientalis (L.) Spach

 

들이나 길가에 자라는 한해살이풀. 높이 2m 가량.

전체에 거친 털이 퍼져있으며, 줄기는 크고 곧게 선다.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잎은 어긋난다.

7~8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노인장대, 말여뀌, 붉은털여뀌

 

 

 

 

이삭여뀌

Persicaria filiformis (Thunb.) Nakai ex Mori

 

산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80cm.

전체에 거친 털이 퍼져나고, 마디가 굵다.

7~9월 개화. 꽃이 성긴 이삭처럼 달린다.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가시여뀌

Persicaria dissitiflora (Hemsl.) H.Gross ex Mori

 

산자락의 숲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m 가량.

줄기에 붉은색 선모가 촘촘히 난다.

7~9월 개화. 이삭꽃차례로 드문드문 달린다.

한국, 중국,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별여뀌(북한명)

 

 

 

 

산여뀌

Persicaria nepalensis (Meisn.) H.Gross

 

밭, 들, 골짜기의 습지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밑부분이 옆으로 기고 전체에 털이 거의 없고 줄기가 연하다.

6~9월 개화. 꽃은 머리모양꽃차례로 달린다.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골여뀌(북한명), 산모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