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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습지와 냇가에서

등에풀과 습지의 작은 친구들

 

등에풀

Dopatrium junceum (Roxb.) Ham. ex Benth.

 

논이나 습지에 나는 현삼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30cm.

밑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잎은 마주나며 위로 갈수록 작아진다.

7~9월 개화. 잎겨드랑이에서 두 개씩 쌍으로 달린다.

한국(중부 이남),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방울조풀

 

 

 

 

 

 

 

등에풀은 물이 얕게 고이는 습지나 논에 무리지어 산다.

‘새로운 한국식물도감’(이영노, 2006)에 의하면

열매가 등에의 눈처럼 생긴데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실제로 등에풀을 보니 이 내용에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오랜 기간을 두고 많은 개체들을 관찰하지는 못했지만

어디서도 등에 눈을 닮은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런 말이 나왔을 만한 가능성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근연종인 진땅고추풀류이나 물꽈리아재비류들처럼

열매가 길쭉하지 않고 동그란 데에 주목했을 가능성이다.

등에풀의 다른 이름 ‘방울조풀’ 도 이 풀의 열매가

다른 근연종들과 달리 동그랗다는 것을 내세우는 듯하다. 

 

‘진땅고추풀’은 등에풀과 같은 습지에서 자라고,

모양도 아주 비슷해서 가까운 친척으로 보인다.

진흙땅에 살고, 그 열매가 고추를 닮았다는 이름이다.

실제로 작은 고추모양의 길쭉한 열매가 붉게 익는다. 

 

 

‘물꽈리아재비’는 등에풀과 먼 친척벌로 보인다.

이 식물은 물기가 많은 땅에 사는 식물이며,

꽈리 비슷한 열매를 만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 듯하다.

 

등에의 눈을 닮았다는 말이 나올 법한 두 번째 가능성은,

꽃봉오리가 등에의 눈처럼 나란히 맺히는 데서 찾아보았다.

등에풀은 꽃자루가 없이 꽃봉오리 두 개가 먼저 맺힌다.

꽃이 필 때는 꽃자루가 V자 방향으로 각을 이루어 5mm쯤 자라고

열매가 익을 때는 15mm 정도까지 자라서 열매 사이도 벌어지므로,

등에 눈의 모양과도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열매가 아니라 붙어있는 두 개의 꽃봉오리가 등에의 눈을 더 닮았다.

 

마지막으로, ‘열매가 등에의 눈을 닮았다’는 명제에서

‘열매’는 ‘씨앗’의 오기(誤記)일 가능성도 생각해 보았다.

아는 분 중에 식물의 종자를 촬영하는 재미에 푹 빠진 분이 있는데,

그 분의 사진에 나온 등에풀 씨앗은 등에의 눈과 아주 비슷하였다.

씨앗은 열매 속에 들어 있는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종자 알갱이지만

‘열매’와 ‘씨앗’을 가리지 않고 쓰는 경우도 흔히 보았기 때문이다. 

(우측사진: 등에풀의 씨앗)

 

 

2013. 9. 9. 꽃 이야기 319.

 

 

 

 

 

 

 

 

진땅고추풀

Deinostema violacea (Maxim.) T.Yamaz.

 

논밭이나 습지에 나는 현삼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0~20cm.

줄기 밑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잎은 마주나며 잎자루가 없다.

8~9월 개화.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꽃자루가 길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긴잎고추풀, 물벼룩알, 자주등에풀

 

 

 

애기물꽈리아재비

Mimulus tenellus Bunge

 

산자락의 습지에 나는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5cm 가량.

가지가 밑에서 갈라져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나온다.

7~8월 개화. 잎겨드랑이에 한 송이씩 달리며 꽃자루는 4mm 정도.

* 물꽈리아재비는 꽃자루가 1.5~3cm 이고 꽃받침이 길다.

한국,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애기물꼬아리, 애기물꽈리, 좀물꽈리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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