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Lycoris radiata (L'Her.) Herb.
절 주변의 산기슭이나 풀밭에 자라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땅속 비늘줄기로 번식한다. 9월 경 개화.
꽃줄기 높이 30∼50cm. 비늘줄기를 약재 또는 식용으로 쓴다.
한국(남부 지방),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꽃무릇, 가을가재무릇
옛날에 어떤 오누이가 그만 서로 사랑에 빠져버렸다.
이 오누이가 죽어서 꽃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한 뿌리에서 났으되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잎을 보지 못하는 花葉不相見의 꽃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相思花라고 부른다.
이 꽃은 가을에 잎이 나와서 이듬해 여름에 시들어 사라진 다음,
늦여름에 꽃대만 올라와 꽃이 피고, 그 꽃이 지면 다시 잎이 나온다.
이런 삶을 되풀이 하는 식물들을 ‘상사화속’이라고 하는데,
상사화속에는 상사화, 꽃무릇, 백양꽃 등 예닐곱 가지 종이 있다.
(상사화 군락, 전남 영광)
이들 중에서는 상사화가 7월 중순 경에 가장 먼저 분홍색의 꽃을 피운다.
이 상사화는 야생에 적응을 잘 못하는지 쉽게 볼 수가 없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붉은 꽃이 피는 꽃무릇을 상사화로 알고 있다.
꽃무릇도 花葉不相見의 꽃이라 상사화라고 불러도 틀린 이름은 아니다.
꽃무릇은 중국의 양자강 주변이 원산지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호남지방의 사찰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옛날부터 절에서 꽃무릇을 많이 심은 까닭은 탱화를 그리는 안료에
이 뿌리의 즙을 섞어야 오래 보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어떤 스님이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을 그리워하여 이 꽃을 심었다고도 한다.
그래서 가을의 문턱에서 온 산을 태우듯이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의 장관은
애틋한 그리움의 불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무릇(석산) 군락, 전남 영광)
꽃무릇은 염색체가 3배체라서 꽃에서 씨앗을 맺지 못하고
마늘처럼 생긴 땅 속 덩이뿌리로만 번식을 한다.
그래서 생각건대 꽃과 잎이 만날 수 없어서 상사화라고 하기 보다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데서 오히려 ‘相思’의 의미가 더한 것 같다.
어떤 식물이건 꽃을 피우는 일은 혼신의 힘을 쏟는 일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상사화는 열매도 맺지 못하면서
저리도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것일까.
자연은 의미 없는 일을 하지는 않을 텐데...
2010. 2. 25.
꽃 이야기 268.
상사화
Lycoris squamigera Maxim.
들의 반그늘에 자라며 야생에서 보기 드물고 관상용으로 심는다.
꽃줄기의 높이 50∼70cm. 상사화속 중 가장 이른 7월경 개화한다.
한국(중부 이남),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개가제무릇, 개난초
진노랑상사화
Lycoris chinensis var. sinuolata K.H.Tae & S.C.Ko
전남북 일대의 습도가 높고 자갈이 많은 숲속에 자란다.
분포지가 좁으며 한국 특산종으로 환경부 보호대상종이다.
7월 말~8월 초 개화. 꽃줄기의 높이 40∼70cm
상사화와 마찬가지로 잎이 지고 난 다음 꽃이 핀다.
[이명] 개상사화
붉노랑상사화
Lycoris flavescens M.Y.Kim & S.T.Lee
습도가 높은 계곡이나 산지에 자란다.
꽃줄기의 높이 60cm 정도. 8월 말 개화.
한국(남부지방),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마귀마눌, 개상사화, 흰상사화
백양꽃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Koyama
한국 특산종이며 전라남도 백양사 인근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백양꽃이라 명명되었으나 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되었다.
산지의 반그늘에서 자란다. 꽃줄기의 높이 50~70cm.
8월 말~ 9월 초 개화. [이명] 가을가재무릇, 가재무릇
제주상사화
Lycoris chejuensis K.H.Tae & S.C.Ko
백양꽃과 매우 닮았으나 꽃의 색이 약간 연한 편이다.
8월 중순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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