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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그 곳에만 피는 꽃

새우난초의 기구한 운명

 

새우난초

Calanthe discolor Lindl.

 

숲 그늘에서 나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50cm.

땅속줄기가 굵고 짧으며 새우를 닮았고, 수염뿌리가 많다.

4~5월 개화. 한국(제주도, 남해안의 섬, 안면도 등지) 및

일본에 분포한다.

[이명] 새우란(북한명)

 

 

 

 

 

새우난초는 바다 가까운 지역에서 주로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기점으로 남해안의 섬들과

서해의 안면도처럼 온난한 지역에서 된다.

 

새우난초는 땅속줄기가 새우처럼 굽고 마디가 있어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새우난초 종류 중에서 여름에 피는 여름새우난초는

그 꽃까지도 새우의 모양을 영락없이 닮았다.

아무래도 이 식물은 전생에 새우였나 보다. 

 

고기들에게 쫓기느라 편할 날이 없는 것이 새우다.

새우는 죽어서는 제발 물고기가 없는 육지에서

환생토록 해달라고 용왕님께 간절히 빌었으리라.

인자한 용왕님은 새우를 가엽게 여겨

지상의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준 듯하다.

 

 

이 꽃의 학명 'Calanthe'는 아름다운 꽃이라는 뜻이다.

'Calanthe'는 '아름답다'는 뜻의 그리스어 'calos'와

'꽃'이라는 뜻을 가진 'antos'의 합성어라고 한다.

 

새우난초의 자매들, 금새우난초, 큰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

들도 하나같이 그 미모가 빼어나다.

때로는 아름다움이 인간이나 식물에게 치명적이 된다.

 새우난초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땅에서도 남채가 되어

그 기구한 운명이 바다 새우와 다를 것이 없게 되었다.

 

새우는 먹이 피라미드의 바닥 가까이 있는 동물이고

인간이 그 피라미드의 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어찌보면 인간세상도 먹이사슬의 피라미드다.

삼천년 전 새우처럼 등이 굽은 노예들이 피라미드를 세웠듯이

권력과 부의 지배구조와 연결고리가 지금도 그러하다.

 

사람들은 그 피라미드의 상층부로 가려고 발버둥 친다.

자신이 그곳에 이르지 못하면 후대에라도 갈 수 있도록

오늘도 새우등을 하고서 갖은 정성을 다 바치고 있다.

새우난초는 아름다우나 그를 보는 마음은 아리다.

 

 

2008. 5월에 쓴 글을 2013. 4. 11에 고쳐 쓰다.

꽃 이야기 234.

 

 

 

 

 

금새우난초

Calanthe sieboldii Decne. ex Regel

 

습한 숲에서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꽃이 노란색이며 4~6월에 개화한다.

한국(울릉도, 흑산도, 제주도),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금새우란, 금새우난, 노랑새우난초

 

 

 

 

 

 

 

 

 

큰새우난초

Calanthe bicolor Lindl.

 

습한 숲에서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의 자연교잡종이라고 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올라있지 않다.

4~5월 개화. 한국(제주도), 일본에 분포한다.

[이명] 한라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

Calanthe reflexa Maxim.

 

습한 숲에서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60cm.

7~8월 개화. 한국(제주도, 전남),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