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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3. 7. 17. (수) 윤동주와 선구자의 고향 답사

 오전 9시 50분 KE 825 편으로 인천공항 출발.

오전 11시 45분 연길공항 도착.

( 착륙허가가 늦게 떨어져 공중에서 30분을 대기하고, 현지 시각을 맞추기 위해 한 시간 뺀 시간 )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용정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윤 동 주 시인의 생가였다.

 

 

백년 전 쯤, 북간도에서 이런 집에서 태어났다면,

그는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로, 동경으로 유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을 게다.

 

 

 생가 주변에 수 십 개의 시비가 서 있었다.

그 중에 유일하게 대리석으로 만든 시비가 

바로 그의 대표시 '서시'(序詩)를 새긴 시비다.

아랫부분에 '중국 조선족 애국주의 시인 윤 동 주'이라는 칭호가 붙어있다.

한 마디로 윤동주는 중국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생가 기념공원 담장 옆에서 누군가 대마를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담배로 알고 피우는 바보들이 늘어나자

30여 년 전에 인위적으로 멸종시킨 식물이다.

수천 년 삼베 농사를 지었던 우리 조상들이

이걸 담배로 피웠다는 기록은 없다.

 

 

 윤동주 생가에서 조금 떨어진 동산에 올랐다.

동산의 끝은 아찔한 절벽인데, 동주도 소년 시절에 많이 올랐을 법한 거리에 있다.

이곳에는 큰솔나리, 좁은잎사위질빵, 두메애기풀, 원지, 황금, 백리향, 벼룩이울타리, 용머리, 하늘나리 등등

우리나라에는 없거나 귀한 식물들이 많아서 백두산에 오갈 때마다 들르는 곳이다.

 

그 동산의 절벽 끝자락에 핀 하얀 꽃들,

무슨 부추 종류 같은데... 나의 도감에는 없다.

 

 

 우리나라에 나는 야생부추들은 대체로 자주색인데 비해서

흰색의 꽃이 피는 점이 특이했고, 부추 맛이 그리 진하지 않았다.

수소문 해보니 아직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라있지 않은

 '애기실부추'(가칭)일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 돌마타리라고 했다.

 

 

 '벼룩이울타리'는 많이 시들었다.

키가 한 뼘 남짓해서 벼룩이가 뛰어넘지 못하는 높이일까?

 

 

 좁은잎사위질빵은 거의 져버렸고...

늦동이 조차 시들하다.

 

 

십자화과의 미확인 식물이다.

내가 가진 도감으로는 '큰장대'와 가장 비슷하다.

 

 

용머리와.... 무슨 골무꽃? 아니면 황금?

(황금도 골무꽃속에 포함된다.)

 

 

 잇꽃(홍화)이 아닐까 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금혼초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호남지방에서 서양금혼초만 실컷 보았는데,

그냥 '금혼초'라고 하니 원조를 만난 기분이 든다.

 

 흰솔나물인듯...

 

윤동주 생가 동네를 떠나 용정으로 가는 길 옆에 윤동주의 무덤이 있다.

그의 시 '별 헤는 밤' 마지막 줄에...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하는 구절이 있다.

그의 무덤에는 어떤 풀이 자랑처럼 무성한지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다.

차에서 30분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일행들이 있어서 포기했다.

 

 

 

일송정에서 바라본 용정이다. 

오른쪽에 용정으로 흘러들어가는 해란강이 보인다.

일송정(一松亭)의 유래는 정자를 닮은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이곳에 있었는데,

일본 사람들이 약물로 죽여버렸다고 한다.

 

그 후에 이곳 사람들이 그 나무를 닮은 것을 그 자리에 심었다.

 

 

 일송정에서 용정을 등지고 서쪽을 보면

화룡에서 용정으로 흘러 들어오는 해란강이 보인다.

언젠가 저 강변에서 말 달리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일송정을 내려오며...

낯익은 꼭두서니 한 포기..

 

 

용머리 군락도 있었고...

 

 

일송정이 있는 비암산 입구에 있는 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