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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3. 7. 19. (금) 오전. 황송포(黃松浦) 습지 탐사

백두산에 들려니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다.

이런 날 산에 오르면 안개 밖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산문 부근에 있는 습지와 숲, 두만강 상류 지역으로 행선을 잡았다.

 

 

 

 북백두의 산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가이드가 이상하게 생긴 식물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인 모습은 달맞이꽃을 닮았다.

 

 

일행 중 아무도 이 식물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는지라...

가이드의 별명, '씨배동무'를 기념해서 '씨배풀'로 부르자는 분이 있었고,

꽃에서 구린내가 난다고 '구린내풀'로 부르자고 하며 백두산 쪽으로 들어갔다.

 

 

황송포 습지에는 6월에 보았던 꽃들이 모두 사라지고...

근래에 새로 발견되었다는 꽃이 한 포기 있었다.

원래 세 포기가 피었었는데, 한국의 식물학자들이 두 포기를 채집해갔다고 한다.

가이드들은 돈 때문에 안내를 하지만, 속으로는 그 분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북한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산형노루발'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도감이나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식물이다.

 

 

황송포 습지에는 통발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보아오던 통발보다는 꽃이 두 배 이상 크고,

꽃 가운데 붉은색 줄 무늬가 아주 약했다.

 

 

지난 번 선봉령의 로리커 습지를 탐사할 때 얼핏 장지채라고 들었던 풀이다.

조름나물은 열매(씨앗인지도 모른다)가 제법 굵어지고 있었다.

 

 

습지의 물구덩이마다 짙은 색깔의 패랭이들이 피어었었다.

원예종으로 보이지만, 정황상 이 후미진 습지에 광범위하게 번져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야생의 패랭이 같다.

도감을 찾아보니, 수염패랭이꽃과 가장 특징이 비슷하였다.

 

 

색깔의 변이가 다양하였다.

 

 

백두산의 꽃들은 야생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화려하다.

 

 

 

어디 꽃집 화분에서나 있을 법한 꽃들이 습지 웅덩이마다 자리잡고 있었다.

 

 

가는오이풀도 있었고...

 

 

넌출월귤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다 익으면 빨갛게 된다고 한다.

 

 

조름나물이 딱 한 포기 피어있었다. 이야 말로 진정한 '졸음나물'이다.  

다른 조름나물들은 이미 한 달 전에 결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실컷 졸다가 이제사 꽃을 피운 것이 틀림없다.

덕분에 아직 이 식물을 보지 못한 동반자들은 한 가지라도 더 보게된 셈이다.

 

 

황송포에서 나와 산문 입구를 거쳐 두만강 쪽으로 가는 길에...딱총나무라나..

 

 

이 계절에 백두산 일대에서 분홍바늘꽃은 잡초다.

 

 

보조 가이드가...도라지모싯대라고 했는데..

워낙 비슷한 것이 많은 속이라... 알 수 없다.

 

 

수리취로 보이는데.. 잎이 아주 건강해 보여서 한 컷!

 

 

삼잎방망이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