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1/신록의 계절에....

골무꽃이 전하는 감투할미 이야기

 

산골무꽃

Scutellaria pekinensis var. transitra (Makino) H. Hara

 

산지의 숲에 나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약 30cm.

풀 전체에 짧은 털이 나고 줄기는 모나며 곧게 선다.

5∼6월 개화.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각씨골무꽃, 그늘골무꽃, 두메골무꽃(북한명) 등.

* 우리나라에는 골무꽃의 근연종인 산골무꽃, 떡잎골무꽃

등이 주로 관찰되며 골무꽃은 희귀한 편이다.

 

 

 

나는 인류 역사에 다시없을 놀라운 시대를 살아왔다.

내가 태어났던 1950년대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천 년 전의 자급자족하던 문명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옷 한 벌을 해 입으려면 목화나 삼씨를 뿌리고 누에를 길러

무명실, 삼실, 명주실을 일일이 손으로 자아내고,

베틀에 걸어 천을 짜서 바느질해서 옷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원시나 삼국시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 산골무꽃 군락, 대청도)

 

5,6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에는 시장에서 옷감을 떠다가

바느질이나 재봉틀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고, 

 양복점이나 양장점에서 옷을 맞추어 입던 가내 수공업시대를 거쳐,

90년대에는 기성복을 골라 입기만하면 되는 대량생산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인터넷이나 티브이 홈쇼핑을 보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하루 만에 집으로 배달하여 주는 정보화시대가 되었다.

선진국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이삼백 년 쯤 걸린 이런 변화가

우리나라는 불과 반세기 남짓한 기간에 정신없이 지나갔다.

 

산업화시대 이전에 집안에서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규중칠우(閨中七友), 즉 각시방의 일곱 친구가 등장한다.

이른 바 골무, 가위, 바늘, 자, 다리미, 인두, 실이었다.

이들은 옷을 지어 입을 때 모두 필요한 것들이었지만

서로 제가 잘났다고 다툰다는 조선시대의 의인화 수필,

‘규중칠우 쟁론기’(閨中七友 爭論記)속에 등장하는 물건들이다.

이 수필은 교과서에도 등장했다.

 

규중칠우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이 감투할미다.

감투할미는 바느질을 할 때 손가락 끝이 아프지 않도록 끼는 골무다.

골무는 감투를 닮았고 가죽에 상처를 많이 입어 할미로 묘사한 듯하다.

규중칠우 중에 골무와 인두, 천을 자르고 재는 가위와 자는 사실상 사라졌고,

바늘과 실, 다리미는 앞으로도 가정의 필수품으로 살아남을 것 같다.

 

골무꽃은 씨방이 감투할미, 즉 골무를 닮아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월의 숲속에서 느닷없이 만나는 골무꽃이 반가운 까닭은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바느질 시대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 오십대 후반의 세대는 그런 꽃 이름 하나하나에서

옛 삶을 떠올릴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인 듯하다.

나는 천 년의 문명사적 체험을 할 수 있었던 시대를 살아서 행복하다.

 (골무를 닮은 골무꽃의 씨방)

 

2013. 7. 4. 꽃 이야기 262.

 

 

 

 

 

 

 

떡잎골무꽃

Scutellaria indica var. tsusimensis (Hara) Ohwi

 

숲 가장자리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30cm.

골무꽃과 닮았으나 잎이 다소 크고 두껍다.

잎 표면의 맥이 깊게 들어가는 특징이 있다.

5~6월 개화. 한국(중, 남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두꺼운골무꽃, 수골무꽃, 좀골무꽃

 

 

 

 

 

호골무꽃

Scutellaria pekinensis var. ussuriensis (Regel) Hand.-Mazz.

 

깊은 산에 나며 거의 털이 없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가량.

줄기는 곧게 서고, 가늘며, 가지를 약간 낸다.

7~8월 개화. 꽃이 앞을 향해 약간 굽은 모양이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개골무꽃, 북해골무꽃(북한명), 산골무꽃

 

 

 

 

 

광릉골무꽃

Scutellaria insignis Nakai

 

산지의 그늘 밑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전체에 털이 거의 없고,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친다.

잎은 길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다.

5~8월 개화. 어린 싹을 식용한다. 한국 특산식물이다.

[이명] 광능골무꽃, 숲골무꽃

 

 

 

 

 

 

참골무꽃

Scutellaria strigillosa Hemsl.

 

바닷가 모래땅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40cm.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타원형, 끝이 둥근 모양이다.

6~8월 개화.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민골무꽃, 큰골무꽃, 흰참골무꽃

 

 

 

 

 

 

 

애기골무꽃

Scutellaria dependens Maxim.

 

들의 습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가늘고 모가 진다.

7~8월 개화. 꽃은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구슬골무꽃

Scutellaria moniliorrhiza Kom.

 

고산지대의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5cm 가량.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긴 난형이다.

7~8월 개화. 한국(북부),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황금

Scutellaria baicalensis Georgi

 

산지에 나고, 밭에 재배하기도 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네모지다.

7~9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 뿌리는 약용(이뇨, 해열, 염증)한다.

한국,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골무꽃, 속썩은풀(북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