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시 반에 일어나 세시에 남백두로 출발했다.
해발 2200여 미터 쯤 고산 화원에 내렸다.
해 뜨기 직전이었다.
남백두의 동녁에 해가 뜬다.
저 어둠의 산들은 조선의 땅이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꽃들이 잠에서 깬다.
행복했다.
책으로만 배운 개마고원이다.
백두의 신성한 기운을 맘껏 느끼다. 담자리참꽃나무와 노랑만병초...
남백두에는 다른 쪽보다 가솔송이 많아 보였다.
그 아름다움을 일일이 신경써서 담아낼 수 없다.
수많은 꽃들로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다.
시든 꽃 하나 없는 백두 봄꽃의 싱그러움
담자리꽃나무라했지...
좀참꽃이지 싶다.
구름범의귀
성질 급한 두메양귀비, 고산봄맞이, 두메자운, 좀설앵초도 절정이었으나 눈길 줄 겨를이 없었다.
남백두의 우점종은 노랑만병초다.
정상을 향하여 공격 앞으로~!! 이 때 횡대 대형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한다.
대부분 광각을 쓰기 때문에 한 발만 앞으로 내디뎌도 총맞아 죽을 수 있다....
동료들의 눈총을....
풀꽃 중에는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일찍 피는 개감채.
정상을 얼마 남기지 않은 곳에서 눈덩이와 돌이 굴러내렸다.
앞에 탄 다른 팀 사람들이 내려서 치운다.
주차장에서 천지 물가까지 200여 미터...
이 길의 오른쪽은 북한땅. 왼쪽은 중국 땅.
주차장도 절반은 북한땅을 빌려쓰고 있다고 한다.
남백두 정상에서는 천지가 거의 동그랗게 보인다.
13번째 오르는 천지..
나에게 단 한 번도 흐린 날씨를 보여준 적이 없는 고마운 곳....
남백두에서 굳이 꽃을 찾으라면 이 정도...
함께 탐사한 분들과 함께.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셋째도 사람이 인생을 즐겁게 한다.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원만한 인격을 갖춘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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