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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한여름의 숲과 들

소나무를 닮은 솔나물

 

솔나물

Galium verum var. asiaticum Nakai

 

산이나 들에 나는 꼭두서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70~100cm.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솔잎 모양의 잎이 8~10장씩 돌려난다.

6~8월 개화. 꽃의 지름 2mm 가량. 어린잎은 식용한다.

한국, 아시아와 유럽의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이명] 큰솔나물

 

 

 

 

 

 

꼭두서니들은 다른 식물들을 밟고 꼭대기로 오른다.

그런 삶과 꼭두서니라는 이름이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류의 식물들은 대체로 줄기에 미세한 가시를 달아서

다른 식물체를 올라타거나 기대어 자란다.

그 가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갈퀴 노릇을 하므로

이 집안의 식물들은 무슨 갈퀴라는 돌림자를 흔히 쓴다.

다른 식물을 올라타거나 기대지 않는 갈퀴들은

이름만 갈퀴지 겨우 한 뼘 남짓 밖에 자라지 못한다.

 

솔나물은 형제들의 이런 꼬락서니들이 싫었던 모양이다.

다른 식물들을 못살게 굴거나 빌붙어 사는

집안 내력을 벗어나서 스스로 홀로서기로 나섰다.

꼭두서니류의 식물들 거의가 흰 꽃을 피우는데 비해서

솔나물은 꽃부터 노란색으로 피워서 그들과 다르다고 얘기한다.

 

잎을 솔잎처럼 가늘게 만든 것은

바람을 견디며 높이 서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그들끼리 무리를 지어 의지하며 사는 까닭에

가는 줄기로도 1미터 높이까지 자란다.

 

 

솔나물의 싹은 나물이나 튀김을 해먹을 수 있고

민간에서는 여러 증세에 약용했다고 전해지며,

유럽에서는 치즈를 굳게 하는 식물로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꽃이 풍성해서 벌들도 좋아하는 밀원이 되니,

솔나물이 그저 그런 꼭두서니 집안 체면을 세운 듯하다.

 

솔나물이 소나무와 함께 자라는 곳을 오랫동안 찾아다녔다.

연약한 풀꽃이 소나무를 닮으려는 그 뜻이 가상해서

소나무와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어주기 위해서였다.

 

식물에게 무슨 생각이 있겠으며 옳고 그름이 있겠는가마는,

내밀한 감정을 털어 놓거나 동병상린 하기에

한 포기의 풀꽃만한 것이 없다.

 

 

2013. 4. 13. 꽃 이야기 235.

 

 

 

 

 

흰솔나물

Galium verum var. trachycarpum f. nikkoense (Nakai) Ohwi

솔나물과 닮았으나 흰색꽃이 피며 잎 표면에 털이 없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꼬리솔나물, 흰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