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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한여름의 숲과 들

꽃 중의 나으리라는 참나리

 

참나리

Lilium lancifolium Thunb.

 

산이나 들, 바닷가에 잘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5m 가량. 땅속에 지름 5~8cm의 둥근 비늘줄기가 있다.

잎겨드랑이에 짙은 갈색 주아(육아)를 만든다.

7~8월 개화. 관상용, 비늘줄기를 약용, 또는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나리, 백합, 알나리

 

 

 

 

 

7월은 온갖 나리가 피는 나리의 계절이다.

나리 중에서는 털중나리가 가장 먼저 피고 이어서 하늘말나리,

참나리, 땅나리, 솔나리 등등 열 가지가 넘는 나리들이 핀다.

 

이름으로 보건대 우리 조상들은 ‘참나리’를 으뜸으로 여긴 듯하다.

이름에 ‘참’이 붙이는 것은 사람이 보기에 좋은가, 먹을 수 있는가,

약효가 좋은가 하는 것들이지 참 식물과 거짓 식물이 따로 있겠는가.

 

‘나리’의 꽃 이름은 지체 높은 분을 칭하던 ‘나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훤칠한 풍채와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임이 후한 평가를 받은 모양이다.

그런 연유로 옛 선비들의 문방구에서 나리문양을 가끔 볼 수 있는 듯하다.

나리는 땅속줄기가 백여 장의 비늘이 합쳐진 식물이라는 뜻으로

백합(百合)이라고도 부르며 양파가 쉽게 볼 수 있는 백합의 대표다.

 

 

참나리는 주황색 꽃잎에 검은 점들이 있어서 ‘호랑나리’라고도 한다.

영어로도 ‘타이거 릴리(Tiger lily)’, 즉 ‘호랑나리’라는 뜻이다.

유유상종이랄까, 이 ‘호랑나리’는 호랑나비 같은 큰 나비를 좋아한다.

꽃의 크기와 나비의 크기가 대충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꽃은 나비가 꿀을 빨 때, 수술의 꽃밥을 진공청소기의 헤드처럼

자유자재로 회전시켜 나비의 날개에 꽃가루를 잘 묻히게 되어있다.

이 꽃가루에는 점액이 섞여 있어서 나비의 날개에 잘 달라붙고

옷에 묻으면, 묻히지 말아야 할 립스틱처럼 잘 지워지지 않는다.

 

참나리의 특별한 점은 주아(珠芽)를 만드는 것이다.

주아는 다른 개체와 수정을 하지 않고 만드는 자신의 복제품으로

자신의 DNA와 영양덩어리로 만들어낸 작은 구슬이다.

자신의 복제품과 같은 주아를 발밑에 떨어뜨려 번식을 하니까,

참나리들은 한 집안 식구끼리 풍성하게 군락을 이루면서 자란다.

 

 

이런 무리에서는 나비가 수고를 하더라도 남매간에 중매를 하는 셈이다.

참나리는 꽃 중의 ‘나리’로 존경받는 뼈대 있는 가문의 종손이기 때문에

나비가 부지런히 수분을 해주더라도 씨앗을 만들지 않고,

멀리 떨어진 다른 참나리 집안의 꽃가루가 와야만 결실을 한다.

 

그런데 나비에게 기가 막히게 꽃가루를 잘 묻히는 수술을 만들어 놓고,

거의 결실을 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식물은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옛날 양반들은 체면치레로 불필요한 일도 많이 했으니

그 나으리들을 닮아서 참나리도 양반 흉내를 내는 모양이다.

 

 

2013. 3. 4.

꽃 이야기 189.

 

 

 

 

 

 

중나리

Lilium leichtlinii var. maximowiczii (Regel) Baker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m 가량.

참나리와 거의 비슷하나 주아를 만들지 않는다.

7~8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중나리는 꽃이 옆을 보고 핀다는 의미이다.

[이명] 단나리

 

 

 

 

털중나리

Lilium amabile Palib.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70cm.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곧게 선다.

6~7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털종나리

 

 

 

 

 

땅나리

Lilium callosum Siebold & Zucc.

 

산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황백색이다. 잎은 좁고 뾰족하다.

7월 개화.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땅나리는 꽃이 땅을 보고 피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명] 애기중나리, 작은중나리

 

 

 

 

 

 

 

하늘나리

Lilium concolor Salisb.

 

산이나 들의 습한 땅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70cm 가량.

줄기는 곧게 서고 줄기와 잎이 짙은 녹색을 띤다.

6~7월 개화. 꽃의 색깔이 선홍색으로 짙고 맑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피어서 붙은 이름이다.

 

 

 

 

 

 

 

날개하늘나리

Lilium dauricum KerGawl.

 

고지 초원이나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90cm.

하늘나리에 비해 꽃의 색이 주홍에 가깝고 꽃잎이 넓으며,

상대적으로 검은 반점이 선명하다. 7~8월 개화.

한국(중부 이북),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말나리

Lilium distichum Nakai ex Kamib.

 

높은 산의 숲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80cm 가량.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줄기 중간에 4~9 장이 돌려난다.

* 말나리 종류는 잎이 윤생(輪生, 돌려나기)한다.

6~8월 개화. 어린잎, 줄기와 비늘줄기를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왜말나리

 

 

 

 

 

하늘말나리

Lilium tsingtauense Gilg

 

산지의 숲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120cm.

줄기는 곧게 서고, 줄기 가운데서 6~12장의 잎이 돌려난다.

7~8월 개화.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우산말나리 

 

 

 

 

섬말나리

Lilium hansonii Leichtlin ex Baker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m 가량.

잎이 줄기에 2~3층으로 4~7장이 돌려난다.

6~7월 개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섬나리, 성인봉나리

* 울릉도에 많이 나며, 꽃잎에 점이 없는 것은

민섬말나리(Lilium hansonii f. mutatum Y.N.Lee)다.

 

 

 

 

 

솔나리

Lilium cernuum Kom.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70cm.

잎이 솔잎 모양을 한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7~8월 개화. 한국,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검솔잎나리, 솔잎나리, 흰솔나리

 

 

 

 

 

 

 

 

큰솔나리

Lilium tenuifolium Fisch.

 

암석이 많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80cm.

6~7월 개화. 한국(북부), 중국, 몽골,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큰솔잎나리, 큰중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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