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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가을에 피는 꽃

투구꽃가문의 헷갈리는 이름들

 

투구꽃

Aconitum jaluense Kommarov

 

산지의 숲에 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m 가량. 뿌리가 새발모양으로 초오(草烏)라고 하며

약용한다. 9월 경 개화.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싹눈바꽃, 그늘돌쩌귀, 선투구꽃 등

 

 

 

 

 

 

우리 역사에 ‘견훤甄萱’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아자개’, 아들은 ‘신검’, ‘금강’ 이라고 하니

무슨 집안이 부자와 형제간에 성姓이 제각각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이유를 알아본 즉, 그 시대의 기록에는 통상 성을 생략했고,

원래 ‘이李’씨였던 견훤이 성을 바꾸어 황간黃磵견씨의 시조가 된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이 역사적 인물들의 성명은 이아자개李阿慈介,

그리고 성을 바꾼 견훤, 그 아들 견신검, 견금강으로 정리가 된다.

 

우리 꽃 이름에도 이 견훤 가문처럼 혼돈스러운 이름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헷갈리는 이름이 바로 투구꽃속屬의 식물들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의 투구꽃(Aconitum)속에는 모두 24종이 나와 있다.

이중에 투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진교 3종과 백부자를 빼고

20종이 투구 모양을 닮았으므로 모두 ‘무슨투구꽃’으로 불러도 된다.

 

그런데 우리 국명에서는 같은 속명 'Aconitum'을 가진 이 꽃들을

투구꽃(6종), 바꽃(7종), 돌쩌귀(5종), 놋젓가락나물, 초오 등

다섯 가지나 되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게다가 한 종마다 무슨 투구꽃, 무슨 바꽃, 무슨 돌쩌귀니 해서

여러가지 이명으로 불리고 있어서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남한산성에 핀 투구꽃, 수많은 투구들은 싸움 한 번 못하고 항복했었다. 그 한이 남아 피는지...)

 

추측건대, ‘투구꽃’은 꽃 모양이 투구를 닮아서 나온 이름일 테고,

‘바꽃’은 그 덩굴에서 밧줄이 연상되어 그리 부른 것 같고,

‘돌쩌귀’는 이 뿌리가 우리 전통가옥에 쓰이던 경첩, 돌쩌귀를 닮아서,

‘초오草烏’는 돌쩌귀처럼 생긴 뿌리가 까마귀 발을 닮기도 해서,

‘놋젓가락’은 밑줄기가 놋젓가락처럼 단단하고 매끈해서 유래된 이름 같다.

 

마치 몇 명의 장님이 각각 코끼리의 다른 부분을 만지고 나서

코끼리는 ‘둥근 기둥’이다, ‘담벼락’이다, ‘굵은 관’이다,

또는 ‘넓은 부채’다 라고 말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투구꽃’이라는 이름은 물론 투구를 닮아서 그리 불렀겠지만,

아무래도 일본 식물명에서 따온 것이지 싶다.

이는 옛날 일본 장군들이 쓰던 투구가 우리의 투구보다

더 투구꽃의 모습과 비슷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순수한 우리말인 ‘바꽃’, ‘돌쩌귀’,‘놋젓가락’이

13가지 종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으니 다행이다.

 

나는 우리의 투구보다 일본 투구의 모양을 더 닮은 이 꽃을

'투구꽃'이라고 부르는 일이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2010. 10. 22.  꽃 이야기 227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투구꽃속의 식물들

 

 세뿔투구꽃 

Aconitum racemulosum Franchet

 

우리나라 특산종이며 주로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투구꽃과는 달리 잎이 갈라지지 않으며 5각형으로 보인다.

 잎에 세 개의 뿔이 달렸다고 기억하면 쉽다.

 

 

 

 

 

 

 

 

 

 

 

 

 

 놋젓가락나물

 Aconitum cilire De Candolle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8~9월에 꽃이 핀다.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며, 처음 땅에서 솟아나온 줄기는

매우 단단하고 곧게 서 있으며 광택이 있어서

'놋젓가락'을 닮은 듯하다. 

또한 잎이 깊게 갈라진 특징이 있다

[이명]  선덩굴바꽃 

 

 

 

 

 

 

 

 

 

 백부자

 Aconitum koreanum R. Raymond

 

우리나라 중부 이북지방에 분포하며 8~9월에 꽃이 핀다.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며, 노랑돌쩌귀라고도 한다.

꽃은 상아색이고 다른 투구꽃류와는 모양이 달라서

개구장이 스머프를 닮았다. 

 

 

 

 

 

 

 

 

 

 

 

노랑투구꽃

Aconitum sibiricum Poiret 

 

  강원도 이북에 분포하며 8~9월에 꽃이 핀다.

덩굴이 없이 곧게 서며 꽃이 연노랑색이므로

쉽게 식별할 수 있다. 

  투구꽃과 진범의 중간 형태를 보여준다.

 

 

 

 

 

 

 

 

 

 

 

투구꽃(흰색) : 별도의 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