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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가을에 피는 꽃

가난한 불쟁이의 딸, 쑥부쟁이

 

 

쑥부쟁이

Aster yomena (Kitam.) Honda

 

약간의 습기가 있는 들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50~70cm. 8~10월 개화.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권영초, 쑥부장이

 

 

 

 

 

 

 

가을 '추(秋)'자는 벼가 불타는 모양의 뜻글자다.

따가운 가을볕만 벼를 태우는 줄 알았더니

논둑에서 벼를 태우는 또 하나의 불길이 있었다. 

바로 가난한 불쟁이의 딸이라는 쑥부쟁이 꽃이다.

 

쑥부쟁이는 불쟁이(대장장이의 옛말)의 딸이 쑥을 캐러 다니다가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은 곳에 피어났다는 전설이 있는 꽃이다.

그 많은 아버지들 중에서 왜 대장장이의 딸이어야만 했을까?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마을마다 대장간이 있었다.

대장간이라야 무덤만한 가마와 굵은 통나무 등걸 하나가 전부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설 대장간이 아니라 대장간 터였다.

불쟁이는 풍구와 모루, 크고 작은 망치와 집게들을 짊어지고 다니며

한 마을에 일감이 떨어질 때까지 보름이건 한 달이건 머물렀다.

 

 

내가 살던 작은 마을에는 2년에 한 번씩 와서 대장간을 차렸다.

괭이, 호미, 낫, 쟁기 같은 농기구들을 두어 해 정도 쓰면

쇠가 닳아서 무디어졌기 때문에 녹여서 새로 만들어야 했다.

 

농촌 아이들은 대장간이 차려진 동안은 구경거리가 있어서 좋았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라고 생각되었던 쇳덩이가 녹아서

불쟁이의 망치질로 새로운 도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신기했다.

나는 대장간의 불구덩이 속에서 연보라색 불꽃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그 연보라색 불꽃이 붉은 불꽃보다 훨씬 뜨거워서

단단한 쇠를 달구고 녹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쇠가 완전히 달궈지면 눈이 부셔서 노란 색이 되었다.

불쟁이가 만든 연보라빛 불꽃 위에 노란 쇳덩이가 태어났다.

 

 

쑥부쟁이는 연보라빛 혀꽃들 가운데에 노란 꽃들이 모여 핀다.

아득한 옛날 개울가 대장간의 보랏빛 불꽃을 생각해보니

쑥부쟁이는 누가 뭐래도 불쟁이의 딸이었다.

 

가을을 태우는 것은 따가운 햇살만이 아니다.

불쟁이의 딸이 누런 들판 여기저기에 불을 지른다.

가을엔 보랏빛 불길이 더 뜨거운 줄도 알았다.

 

 

 2013. 3. 8. 꽃 이야기 194.

 

 

 

 

 

 

개쑥부쟁이

Aster meyendorfii (Regel & Maack) Voss

 

산과 들의 건조한 곳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5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치며, 털이 있다. 8~10월 개화.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큰털쑥부쟁이, 개쑥부장이

* 쑥부쟁이와 아주 비슷하여 구분이 어렵다. 여러 가지 소소한

차이가 있으나, 개쑥부쟁이는 줄기에 털이 있고, 씨앗에 달린

관모의 길이가 약 4mm로 쑥부쟁이(0.5mm)보다 확실히 길다.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부쟁이는 거의 개쑥부쟁이다.

 

 

 

 

갯쑥부쟁이

Aster hispidus Thunb.

 

바닷가의 산지나 건조한 곳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30~100cm.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방사상으로 비스듬히 나온다. 8~10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개쑥부장이, 구계쑥부쟁이, 들쑥부쟁이, 묵국화 등.

* 개쑥부쟁이와 많이 닮았으나 대체로 낮은 높이로 자라며,

개쑥부쟁이의 총포편이 3열인데 비해 총포편이 2열이다.

 

 

 

 

 

 

 

눈개쑥부쟁이

Aster hayatae H.Lev. & Vaniot

 

높은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25cm.

줄기가 밑에서 갈라진다. 8~10월 개화.

한국(제주도 한라산 해발 1200~1500m 부근) 특산 식물.

[이명] 큰털쑥부장이, 눈개쑥부장이, 산개쑥부장이 등.

 

 

 

 

까실쑥부쟁이

Aster ageratoides Turcz.

 

산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m 가량.

쑥부쟁이 꽃(지름 3cm 정도)에 비해 꽃의 작고(지름 2cm 정도),

잎은 두 배 이상 넓고 까실까실해서 구별하기가 쉽다.

8~10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까실쑥부장이, 곰의수해, 껄큼취, 산쑥부쟁이 등

 

 

 

 

 

 

 

 

미국쑥부쟁이

Aster pilosus Willd.

 

산자락이나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40∼120cm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식물로 추정되며, 의암호의 중도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9~10월 개화. [이명] 중도국화, 털쑥부쟁이

 

 

 

 

 

 

 

단양쑥부쟁이

Aster altaicus var. uchiyamae Kitam.

 

냇가 모래땅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70cm 정도.

잎이 보통 쑥부쟁이들에 비해 아주 가는 특징이 있다.

9~10월 개화. 한국(단양 및 남한강 중류) 특산 식물.

[이명] 단양쑥부장이, 솔잎국화

 

 

 

 

 

 

 

섬쑥부쟁이

Aster glehnii F.Schmidt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1.5m.

전체적으로 까실쑥부쟁이와 비슷하나, 잎이 보다 크고

부드럽다. 7~9월 개화.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울릉도 특산),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구메리나물, 부지깽이나물, 북녘쑥부쟁이, 털부지깽이나물 등

 

 

 

 

 

 

옹굿나물

Aster fastigiatus Fisch.

 

들이나 냇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100cm.

전초의 모습과 크기는 개망초와 비슷하면서 혀꽃과 두상화의

수가 개망초보다 확연히 적으므로 꽃들이 크고 또렷하다.

8~10월 개화.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다후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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