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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신록의 계절에....

씀바귀의 잎이 바소꼴이라는데...

 

씀바귀

Ixeridium dentatum (Thunb.) Tzvelev

 

산이나 들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5~50cm.

잎은 피침형, 줄기에서 나는 잎은 2~3 장이다.

5~7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 1.5cm 가량. 뿌리와 어린잎은 식용, 전

초는 약용(진정제)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꽃씀바귀, 싸랑부리, 쓴귀물, 씀바기, 씸배나물, 흰씀바귀

 

 

 

 

 

 

내가 야생화에 빠져 든 것은 참으로 우연한 일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날 무슨 꽃에 대해 알고 싶어서 몇 권의 책을 찾아보았더니,

내가 알고 있는 수준의 어휘로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전문 서적도 아니고 그저 보통 사람이 보는 식물도감들이었는데,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난해했다.

 

큰 서점에 가서 비교적 쉬운 말로 쓴 책을 구해서 읽어보아도

이해가 별로 나아지지도 않았고 이치에 닿지 않는 곳이 많았다.

글쓴이의 지식보다는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기술이 문제인 듯하였다.

책으로 궁금증을 풀 수 없어서 배낭을 메고 산과 들로 나섰다.

 

어찌되었거나 대자연으로 불러낸 책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책이 제대로 씌어 있으면 잠깐이면 알 수 있는 지식을

산하를 몇 년 헤매고 나서야 알 수 있게 된 것이 유감이었다.

 

 

예를 들어 씀바귀의 잎을 ‘바소꼴’이라고 설명한 책이 있고,

또 어떤 책들에는 ‘피침형’이라고 써 놓았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바소’나 ‘피침(鈹針)’은 같은 말이며,

한의원에서 종기가 곪은 데를 찢는 침이라고 뜻풀이가 되어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는 이들의 사진이 나와 있지 않았다.

 

한의사 몇 분에게 물어보아도 그런 도구는 모른다고 했다.

국어사전에 분명히 한의원에서 쓰는 도구로 나와 있다고 했더니,

한의사가 하는 답변이, 백여 년 전에 서양 의술이 들어온 후에

종기를 째는 간단한 외과수술은 한의원에서 할 필요가 없어져서,

바소니 피침이니 하는 도구도 사라졌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오른쪽 사진은 TV드라마 '마의'에 나오는 피침, 가운데 잎 모양 도구) 

 

식물학을 전공한 분들에게도 물어보았다.

‘혹시 바소나 피침이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 좀 해주세요.’

‘아 그것은 씀바귀나 고들빼기의 잎 모양을 말하는 것이지요.’

 

옛날 내가 세 살 때 증조할매와 주고받은 문답과 똑 같다.

‘할매요, 미국은 어디 있어요?’ ‘응 소련 옆에 있다 카더라.’

‘그럼 소련은 어디 있는데요?’ ‘응 그거는 미국 옆에 있을끼다.’

'아~~ 그렇겠네요. 우리 할매는 모리는 게 없데이...'

 

씀바귀는 씁쓸한 맛이 나는 식물이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잎이 부드럽고 맛도 괜찮아서 쌈에 곁들여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씀바귀의 잎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 잎 모양을 보면서

바소나 피침 모양을 더듬어야 되는 식물공부가 더 씁쓸하다.

 

 

2013. 3. 1. 꽃 이야기 184.

 

 

 

 

 

 

 

벋음씀바귀

Ixeris debilis (Thunb.) A.Gray

 

약간 습기가 있는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는다. 5~7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 2.5cm 가량.

씀바귀와 비슷하나 꽃잎(설상화)이 20개 이상으로 많다.

어린순과 뿌리를 삭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덩굴씀바귀, 벋은씀바귀, 벋줄씀바귀, 뻗을씀바귀 등.

 

 

 

 

 

선씀바귀

Ixeris strigosa (H.Lev. & Vaniot) J.H.Pak & Kawano

 

들이나 길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밑동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온다. 5~6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 2.5cm 가량. 연한 자줏빛을 띤 흰색이다.

뿌리와 어린순을 쓴나물이라고 하여 봄에 먹는다.

[이명] 선씀바기, 자주씀바귀

 

 

 

 

 

 

벌씀바귀

Ixeris polycephala Cass.

 

산이나 들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15~50cm.

잎이 화살모양이며, 아랫부분이 원줄기를 감싼다.

5~7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이 1cm 정도로 작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 및 아시아에 분포.

[이명] 가새벌씀바귀, 가새씀바귀, 들씀바귀 등.

 

 

 

 

 

좀씀바귀

Ixeris stolonifera A.Gray

 

들이나 밭, 길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cm 가량.

잎은 둥글고 잎자루가 길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거의 없다.

5~6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 2cm 가량. 어린순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둥굴잎씀바귀, 둥근잎씀바기

 

 

 

 

 

갯씀바귀

Ixeris repens (L.) A.Gray

 

바닷가 모래땅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cm 내외.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잎을 낸다.

6~7월 개화. 두상화의 지름 2.5cm 가량.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개씀바귀, 갯씀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