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
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 (Miq.) Ohwi
산과 들에 나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60cm.
굵은 육질의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는다. 5~6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 땅속줄기는 식용 또는 약용. 강장, 강정
효과가 있어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도우는 약재로 쓴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언젠가 백초(白初) 김명렬 선생님이 책 한 권을 보내주셨다.
그분이 쓰신 '물 흐르고 꽃 피네'라는 제목의 산문집이었다.
글이 제목처럼 물 흐르듯 하여 단숨에 읽어버리고 나니
그렇게 읽으면 안 될 글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다.
금싸라기 같은 글들 중에서 '조촐하다는 것'이라는 수필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그 글에서 요즈음 대다수의 사람들이 '조촐하다'는 말을
겸손의 표현으로 잘 못 알고 쓰는 세태를 지적하고 있다.
백초 선생님이 '조촐하다'는 의미를 설명한 부분을 옮겨 보았다.
『'조촐하다'라는 말은 우리의 고유한 미적 감각을 표현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높은 격조만이 아니라,
옹골차되 되바라지지 않으며, 속됨을 거부하되 오만하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것은 소략(疏略)한 것 같으면서 내실이 깃든
것이요, 모자라는 듯 하면서도 충족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지나친 정교함을 피하고 소박한 조화를 취하여 품위 있는 아름
다움을 만들어온 우리 민족의 심미감과 잘 어울리는 말이다.』
그 글에 의하면 초대장에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였사오니...' 하는 표현은
겸손한 표현인줄 알고 썼으나 사실은 자화자찬을 하는 결례라는 것이다.
나 역시 '조촐하다'의 바른 의미도 모르고 함부로 써온 사람 중의 하나다.
국어사전의 뜻풀이도 백초 선생님의 글과 다르지 않다.
둥글레를 보면서 이 식물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형용사가 무엇일까 하고 몇 년을 고민해왔었는데,
'조촐하다'는 표현의 의미를 알고 보니 둥굴레에 딱 좋은 상찬인 듯싶다.
줄기와 잎과 꽃을 두루 갖춘 모양이 이렇게 조촐할 수 있나 싶고,
둥굴레란 그 이름이 간명하고 소박하니 이름조차 조촐하다.
활처럼 둥그렇게 휘어진 하나의 줄기에 나비 날개 같은 잎을 얹고
맑은 연둣빛 꽃을 가지런하게 달고 있는 모습이 그 아니 조촐한가.
1431년, 세종 때 발간한 의학서인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에
이미 '두응구라((豆應仇羅)'라는 이두식 이름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둥굴레는 오랜 옛날부터 조상들과 가까이 해온 식물이다.
춘궁기에는 구황식물이 되었고 좋은 약이 되어 백성들을 보살폈으니
그 하는 일도 조촐하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백초 선생님의 명문에 반해서 '조촐하다'를 남용하는 듯하지만,
나는 '둥굴레'에게 '조촐하다'라는 표현을 찾아주어서 흡족하다.
2013. 2. 3. 꽃이야기 141
용둥굴레
Polygonatum involucratum (Franch. & Sav.) Maxim.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5~6월 개화. 꽃이 잎겨드랑이에 2 개씩 달리며, 꽃에 작은
잎 모양의 꽃받침이 2개씩 달리는 것이 보통 둥굴레와 다르다.
어린순은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각시둥굴레
Polygonatum humile Fisch. ex Maxim.
숲 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정도.
줄기가 기둥 모양으로 곧게 선다. 5~6월 개화.
꽃은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린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각씨둥굴레, 둥굴레아재비, 애기둥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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